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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몽래인 경영권 분쟁, 10월 말 결판…이정재 측 압승 거두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17 14:34

김동래, 열세 만회 위해 의결권 확보 나서

이사 수 제한 등 방어 위한 안건 추가

의장권 발동 변수 남아…돌발 상황 가능성도

오징어게임 시즌2의 주연 배우 배우 이정재. 사진 = 넷플릭스

▲배우 이정재. 사진 = 넷플릭스

래몽래인의 경영권 분쟁이 오는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결판날 전망이다. 배우 이정재가 있는 최대주주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은 이사 선임과 사업 목적 변경 안건을 통해 경영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 이에 맞서 김동래 래몽래인 대표이사는 이사의 수를 8명으로 제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에 유리한 상황이지만 김 대표는 주주들을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를 요청하며 반격을 노리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래몽래인은 오는 31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공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주총에서 오랜 기간 지속된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명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양측의 지분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현재 래몽래인의 최대 주주는 배우 이정재·정우성이 이사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이 보유한 래몽래인 지분은 28.21%이며 우호 세력인 위지윅스튜디오의 9.78%까지 합하면 총 38%다. 반면 현 경영진인 김동래 대표가 보유한 지분은 13.69%에 불과하다. 김 대표를 지지할 우호 세력도 없기 때문에 상당한 열세에 있다.


이에 김 대표 측은 부족한 지분을 만회하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시작한다. 현재 소액주주 비중이 48.32%에 달하는 만큼 해당 표를 최대한 끌어모아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래몽래인 경영권 분쟁 초기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을 상대로 소액주주 12인이 신주발행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이 가처분은 기각됐지만 소액주주들 가운데 김 대표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임시주주총회에 상정된 안건에서도 김 대표의 대항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원래 이번 임시주주총회에는 래몽래인의 상호 변경, 사업 목적 확대,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 이사 선임 등 안건이 상정돼 있었다. 그러나 이달 15일 김 대표 측이 추가한 것으로 보이는 새 안건들이 올라왔다. 김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김기열 래몽래인 부사장의 신규 선임 건이 포함된 것이다.




특히 이사의 수 조정에 관한 안건이 눈에 띈다. 현재 래몽래인은 정관상 이사의 수를 '3명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3명 이상 8명 이내'로 변경하는 안건이 새로 올라왔다. 현재 래몽래인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으로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이 중 사내이사 3명이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 임직원이며 이태성 아티스트유나이티드 대표도 포함됐다. 즉 현재 이사회는 4대 3으로 김 대표 측이 소폭 우위인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주총에서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 이사가 새로 포함되더라도 과반을 넘지 못하게 해 김 대표의 영향력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것이 이사 수 제한 의도로 보인다. 현재 아티스트유나이티드는 이태성 대표 재선임 외 이정재·정우성을 사내이사로, 박혜경 앤드크레딧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 상태다.


이외에도 유상증자,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발행 한도를 확대하고 발행 대상을 래몽래인 주주까지 포함하는 안이 있다. 이는 사업 목적 확대 시 필요한 자금 조달을 수월히 하려는 목적이다. 더불어 자금력이 강한 아티스트유나이티드가 직접 자금 조달을 통해 지분을 확대함으로써 김 대표 측의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아티스트유나이티드 측의 승리가 분명해 보이는 상황이지만 변수는 있다. 김 대표가 주총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의장권 발동에 따른 돌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의 이상목 대표는 “많은 사례에서 그렇듯 지분을 모으는 과정에서 어떤 결격 사유를 명분 삼아 의장권을 발동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실제로 임시주총이 끝날 때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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