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국내 대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국내외 요구에 발맞춰 'RE100' 가입과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기 침체에 맞물린 재생에너지 비용 부담, 재생에너지 생산 및 공급과 관련한 정책 혼란, 인프라 미비 등으로 어려움이 적지 않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온다. 에너지경제가 국내 대기업들의 RE100 달성을 위해서 살펴봐야할 문제를 짚어본다.
최근 몇 년 동안 RE100에 스스로 가입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이행률이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3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21배 이상 늘리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RE100 달성을 위한 전체적 진척도는 12% 수준이라 지지부진하다는 진단이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대기업 36개사가 'RE100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RE100이란 2050년 혹은 그 이전 목표연도까지 국내외 모든 사업장의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이에 따라 RE100에 가입한 국내 대기업 36개사는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대폭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에너지경제가 국내 RE100 가입 기업 36개사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 동안 재생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메가와트시(MWh) 단위로 공개한 18개사(금융·증권사 제외)의 실적을 합산해보면 지난 2020년 438만3432MWh에서 지난해 1681만5770MWh로 3.8배 늘었다.
다만 이는 삼성전자의 영향이 너무 크기에 다른 대기업의 사정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다. 삼성전자는 RE100 가입 이전부터도 재생에너지에 신경을 기울여 왔기에 2020년 사용량이 홀로 403만MWh로 해당 연도의 91.94%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도 재생에너지 928만9000MWh를 사용해 전체의 55.24%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17개사의 재생에너지 사용량 합계를 살펴보면 2020년 35만3432MWh에서 지난해 752만6770MWh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수위권 대기업들도 최근 3년 동안 21.3배 가까이 재생에너지 사용령을 늘리는 등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국내 RE100 국내 36개사의 RE100 이행률을 따지면 1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RE100에 가입한 글로벌 기업들이 50% 정도의 이행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낙제점에 가까운 수준이다. 지역별로 살펴봐도 북미(66%)와 일본(15%)은 물론이고 중국(32%)에 마저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