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직전 2분기에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갈아치우며 3분기에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반면 카카오는 대내외 리스크 속에서 선방했지만,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양사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익성 확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네이버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 2조7156억원·영업이익 52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1%, 38.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금융증권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제시한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6.8%가량 상회했다.
영업이익률은 19.3%로 3.8%p 개선되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가 나타난 가운데 핵심 사업인 서치플랫폼(검색)·광고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매출 1조9214억원·영업이익 1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6.8%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의 경우 플랫폼 부문의 호조로 증권가 컨센서스(1289억원)를 소폭 상회했지만, 외형 성장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양사의 실적은 콘텐츠 사업 성장에서 갈린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의 경우 일본 '라인망가'가 역대 최대 월간활성이용자수(MAU)와 유료 이용자수(MPU)를 기록하며 유료 콘텐츠 매출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매출(4628억원)을 6.4% 높였다.
반면 카카오의 3분기 콘텐츠 부문 매출은 9779억원으로 14% 줄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뮤직 매출액은 8% 감소한 4709억원으로 나타났다. 스토리 매출액(2187억원)도 12% 하락했다. 카카오웹툰이 인도네시아·대만 서비스를 종료한 데 따른 영향이다. 게임의 경우 신작 부재가 길어지면서 11% 감소했다.
네카오의 미래 먹거리이자 승부처는 AI가 될 전망이다. 이들은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사업 청사진을 공개하면서 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다만 양사의 전략은 다소 차이가 있다. 네이버는 국가별 자체 AI 기술인 소버린 AI 구축을 전면에 내세우고, 하이퍼클로바X 적용 범위를 기업간거래(B2B)·기업소비자간거래(B2C) 등 전방위적으로 확장 중이다.
내년엔 AI 브리핑 요약 기능을 모바일에 적용하고, AI 기반 맞춤 쇼핑 추천 기능을 고도화한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상반기 중 별도 앱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데이터 기반으로 검색을 강화하고, 이용자 관심사에 맞는 초개인화 서비스를 각종 분야에 적용하며 플랫폼 고도화를 이어 나가고 있다"며 “숏테일(단어 검색)에선 강점을 보이는 만큼 롱테일(문장 검색)·외국어 검색 등에 생성형 AI 검색 '큐(cue:)'를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관계 기반 커뮤니케이션이란 강점을 활용한 서비스 중심 AI로 실용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 선보일 예정인 새 AI 서비스 '카나나(Kanana)'로 B2C 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수익모델(BM)은 구독형이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AI 메이트와 이용자 간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것을 카나나에서 새로운 사용성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수익화 방향은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 이후 이용자 행동 패턴을 분석하며 다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