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종이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와 수주잔고 확대에 트럼프 효과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급등세다. 업계는 실적 개선과 수주 증가로 상승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 정책이 강화될 것이란 기대감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HD현대중공업은 전일 대비 15.13% 급등했고, 한화오션 21.76%, 삼성중공업 9.17%, HD한국조선해양 6.03%, HD현대미포 5.09% 상승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700억원, 1223억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으며, 11월 들어서만 조선업종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다. 이날은 최근 급등 장세를 소화하면서 보합권을 기록했으나,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2시 12분 현재 각각 6.54%, 7.15% 상승 중이다.
4분기는 조선업의 전통적인 성수기다. 3분기에는 연휴와 공휴일 증가로 조업일수가 2분기 대비 7% 내외 감소했으나, 4분기에는 정상화될 전망이다.
3분기 실적 역시 컨센서스 대비 우수했다. 3분기 HD현대중공업, HD현대미포, HD한국조선해양 등의 영업이익은 각각 14%, 48%, 11% 웃돌았다.
또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잔고는 3796만 CGT(보정총톤수)를 기록 중인데 이는 최근 1년 수주량이나 매출액 대비 3.5년치 물량이다. 과거 평균은 2~2.5년치 물량을 확보하곤 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슈퍼사이클 기간을 제외하면 역대 최대치 일감"이라면서 “올해는 수주, 선가, 실적, 주가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선 이후 정책 변화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의 녹색 전환 정책이 폐기되고 화석연료 중심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될 경우 LNG선 발주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이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직접 언급하면서 미군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 수주 기대감도 커졌다.
이는 트럼프 1기와는 다른 흐름이다. 트럼프 1기 동안 보호무역에 의한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이 2019년 전년 동기 대비 2%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2017년 당시 전년 동기 대비 6%와 비교할 때 3분의 1수준으로 감소한 것이다.
또한 MRO 사업은 연간 600억달러(약 78조원) 규모의 시장이다. 한화오션의 경우, 이미 올해 7월 미 해군으로부터 MSRA 인증을 획득하고 첫 MRO 계약을 체결했으며, HD현대중공업도 미 해군과 선박 정비 협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기술력 우위를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제한된 도크 설비로 인한 공급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어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