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재단과 카카오임팩트가 최근 비영리활동가 교육을 위해 주최-주관한 '2024년 제17회차 체인지온(ChangeON)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ChangeON 컨퍼런스는 비영리활동가들이 공익적 가치와 사회변화 원동력을 확보하는데 필요한 창의적인 생각과 정보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올해 컨퍼런스에는 전국에서 모인 비영리활동가 387명이 '사랑은 해방의 씨앗'이란 주제로 전문가 강연을 들었습니다.
특히 세션 2, '기술에서 사랑을 배우다'에서 류석영 카이스트 교수의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AI와 SW',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의 'AI 기술,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는 인공지능(AI)시대 비영리활동가를 위한 유익한 나침반이 됐습니다.
2022년 챗GPT 출현 후, AI는 산업과 세상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샘 알트먼 대표는 AI능력 수준을 5단계로 제시했습니다. 1단계(챗봇, Chatbots)는 인간과 대화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수준, 2단계(추론가, Reasoners)는 인간 수준 문제해결능력을 보유한 경우, 3단계(대리인, Agents)는 이용자를 대신해 며칠간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4단계(혁신자, Innovators)는 새 혁신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수준입니다. 최종 단계인 5단계(조직, Organizations)가 조직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준을 의미할 때, 현재 오픈AI 기술은 인간처럼 추론할 수 있으며, 문제해결능력을 보유하는 2단계에 도달하기 직전 수준으로 평가했습니다.
올해 9월 출범한 국가인공지능위원회 염재호 부위원장이 “인류가 물과, 전기 사용으로 문명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것처럼, AI는 문명사적 대전환 상징이 되고 있으며 새로운 국가 디자인을 고민해야 한다. 판도라 상자가 열렸다"고 기회와 위험을 함께 강조한 이유를 이해하게 됩니다.
PC와 인터넷 시대, 플랫폼(카카오, 네이버 등) 시대에서 대부분 작업을 인간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 개발이 10년 내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 속에서, 공동체를 위한 AI 상용화 시대를 위해 비영리활동가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함께 질문했습니다.
류석영 카이스트 교수는 전산학과 학생으로 프로그래밍 언어만 공부했던 본인이 40대에 인문학을 접하고,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코칭과 상담사 공부를 했다며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SW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AI기술이 '돕는 사람을 위한 도구'가 되기 위해 과학과 인문, 학계와 산업계가 함께 노력하자고 제언했습니다.
김승일 모두의연구소 대표는 'AI기술, 우리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발제를 통해 △AI기술로 돌고래(멸종위기 남방 큰돌고래)를 위험한 관광에서 지켜주기 △챗봇기술로 유기동물과 입양 희망자 연결하기 △AI기술로 후원모금 의사결정 돕기 △AI기술로 백내장 진단하기(세계 시각장애인구, 2억 8000여명) △AI기술로 재생에너지 효율 높이기 △AI기술로 느린 학습자와 세상을 연결하기(전체 국민 13.6%가 느린 학습자) △게임기술로 휠체어 사용자 건강하게 만들기 △AI기술로 건강취약계층 복약 상담 돕기 △AI기술로 농-난청인 소통 돕기(40만 농-난청인과 문자통역사 매칭 앱) 등 9개를 착한 사례(Social Good)로 제시했습니다. 최근 화제가 된 인공지능으로 만든 독립운동가(멈춤 사진 속 독립운동가에게 광복을 알려주고 감격 표현을 생생하게 할 수 있도록 지원) AI영상이 일반인이 하루만에 A 기술로 만들었다고 소개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컨퍼런스에 참여한 387명 비영리활동가는 가장 시급하게 관심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로 ①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악화 (24.4%) ② 저출생-고령화 문제(13.2%) ③ 사회적 돌봄 부족(12.2%) ④ 기후위기(11.9%) ⑤ 인권문제, 혐오 및 차별(11.9%) ⑥ 고용 및 노동 불안정(7.4%) ⑦ 빈부격차(6.1%) ⑧ 기술변화로 인한 양극화(5.1%) ⑨ 교육 불평등(2.9%) 및 주거불안(1.6%)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영리활동가가 이런 과제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사례가 아닌 지속가능한 AI기술문화(Tech for Impact)를 만들기 위해, AI기술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상상하고 고민해야 함을 배웠습니다.
하남시에도 다양한 비영리활동가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빛과 소금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기후위기비상행동활동가, 평생교육활동가, 청소년지도사, 숲해설가, 문화해설사, 사회적기업활동가, 사회복지활동가, 장앤인돌봄활동가, 노인돌봄활동가 등 비영리활동가가 하남 공동체를 가꾸어갑니다.
부족한 인력과 과중한 업무, 낮은 임금과 불완전한 고용형태, 보수적인 조직문화 등 어려움 속에서도 사회에 이바지하고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으로 비영리를 사랑하는 활동가 분들을 힘차게 응원합니다. “내가 바라는 세상은 고통이 없는 세상이 아니라, 고통이 고통을 알아보는 세상이다"고 설파한 은유 작가 말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비영리활동가가 위기와 기회가 함께 공존하는 AI시대를 맞이해, 사랑의 씨앗을 뿌리고 해방의 열매를 맺기를 간절하게 기원합니다.
김상호 전 하남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