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모델이 인도 벵갈루루에 위치한 삼성오페라하우스에서 2024년형 삼성 OLED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도 시장을 미래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주목하며 적극적인 공략에 나서고 있다. 14억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인도는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와 젊은 소비층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며 인도 시장을 공략 중이다. '갤럭시 S24'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 시리즈의 핵심 기능인 실시간 번역 가능 언어에 힌디어와 인도식 영어 등을 추가했다. 이러한 맞춤 기능을 통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인 결과, 회사는 인도에서 올 2분기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 매출액 1위를 달성하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에서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다. 본사와 협업을 위한 연구개발(R&D)부터 생산, 판매에 이르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노이다와 뉴델리에 생산법인을 세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6일 인도법인 기업공개(IPO)를 첫 공식화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착수했다. 또한, 노이다와 푸네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신규 공장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컴프레서 등 생활가전의 종합 생산기지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인도 내 프리미엄 TV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점유율 늘리기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조주완(오른쪽 첫 번째)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인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방문해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점검했다.
이들이 인도 공략에 힘을 쏟는 이유는 인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소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인도의 인구는 약 14억5100만명에 달해 중국을 추월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국가로 부상했다.
경제 성장률 또한 주목할 만한 요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도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6.8%에서 7%로 상향 조정하며,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 중 인도가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인구의 절반이 25세 이하의 젊은 층으로 구성돼 있어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들이 이끄는 소비 트렌드는 스마트폰과 가전 등 주요 산업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인도 스마트폰 및 가전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417억달러(약 57조원)이던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오는 2028년에는 591억달러(약 81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9년 110억달러(약 15조7322억원)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은 2025년에는 210억달러(약 30조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가전 분야에서 중국의 거센 추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게 성장이 예견된 인도 시장은 매력적인 사업지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과 LG의 인도 매출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각 사의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의 3분기(1월~9월) 누적 매출은 13조53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은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15.7% 늘었다.
인도 공략 강화로 양사의 인도법인 매출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과 LG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인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며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텔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인도는 LG전자가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단순히 제품 차원에서만 1등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에서 '국민 브랜드'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7월 인도를 방문했을 때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라며 “삼성에게 엄청난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하며 지속적으로 현지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