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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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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최대어’ 한남4구역, 삼성 vs 현대 불꽃 경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11 14:47

공사비 1.4조원대 한남4구역, 내년 1월 18일 시공사 선정 예정

디에이치 한강 및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투시도.

▲디에이치 한강 및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투시도.

서울 강북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놓고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공사비를 올려 갈등을 빚거나 시공을 아예 포기하는 다른 구역과 달리 양측이 연일 파격적인 조건을 조합측에 제시하면서 구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선 한남4구역이 압구정3구역 등 내년에 발주될 대형 정비사업 수주를 위한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어 두 회사가 불꽃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정비사업 조합은 내년 1월 18일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8일 마감한 시공사 선정 본입찰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참가한 상태다. 이 사업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360번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2층, 51개 동, 2331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고급 주거 브랜드 이미지와 파격적 공사비 할인을 내세우고 있다.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THE H HANGANG)'을 제안했다.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서울의 상징인 '한강'을 더해 한남뉴타운을 넘어 한강의 중심이 되는 랜드마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공사비의 경우 조합측이 예상한 1조5723억원보다 868억원 낮은 1조4855억원를 제안했다. 조합원 1인당 약 72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비 전액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가산금리 0.1%를 더한 수준으로 책임 조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총 공사 기간 49개월(본 공사 기간 43개월), 아파트·상가 미분양 시 100% 대물변제 등의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신속한 사업 추진과 성공적인 사업완수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입찰 시 도급계약서에 인감을 날인해 제출하며 시공사 선정 즉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파격적인 금융 조건을 주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고 신용등급(AA+)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조달을 보장하는 한편 분담금 상환을 최대 4년간 유예해주기로 약속했다. 이주비를 LTV(주택담보인정비율) 150%까지 최소 12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사비를 먼저 받지 않고 분양이 끝난 후 대금이 들어오면 공사비를 받겠다는 '분양 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도 제시했다.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는 1조5695억원으로 현대건설보다 다소 높다. 다만 삼성물산은 공사비 인상에 따른 조합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착공 전까지 물가 변동에 따라 예상되는 공사비 인상분에 대해 최대 314억원까지 자체 부담하고 공사비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전체 세대수를 조합 설계 원안의 2331세대보다 29세대 많은 2360세대를 제안해 조합의 분양 수익을 대폭 증가시킬 수 있는 조건을 제시했다. 서울시청 잔디광장(6283㎡) 5배 규모의 대형 녹지 공간을 5개 블록에 나눠 조성하는 등 한강 조망권과 쾌적한 주거 환경을 보장할 수 있는 특화된 공사 계획도 내놨다.


두 건설사는 설계에서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정비사업 최초로 나선형 구조를 도입해 혁신적인 이미지를 강조했고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와 협업한 고급스러운 설계를 공개했다.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맞대결은 15년 만이다. 2009년 부천 도당 '1-1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맞붙어 당시 현대건설이 사업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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