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 문제가 심각한데 가계대출 규제로 수요까지 줄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관도 한가득이다. 건설업계는 최고경영자(CEO)를 바꾸거나 내부 조직을 재정비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국내 주요 건설사 리더십 변화 양상을 진단하고 내년 달라질 것들은 예상해본다. <편집자주>
GS건설은 부동산 경기 침체를 견뎌내고 실추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오너 경영체제로 전환, 신뢰 회복 및 혁신 경영 전력을 펴고 있다.
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지난해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무너진 브랜드 이미지를 회복하고 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작년 10월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 대표를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 지난 10여년 간 이어오던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오너경영 체제로 돌아섰다.
허 대표는 취임 첫해 위기를 정리한 뒤 2년 차부터는 적자를 털어내며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신규 수주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구축 중이다. GS건설의 새로운 방향성을 고민하며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실제 올해 실적은 순항 중이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잠정) 매출 3조1092억원, 영업이익 818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0.1%,영업이익은 35.9% 상승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주택 개발사업 투자이익의 호조로 116% 오른 1208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9조4774억원의 매출과 245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적자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GS건설은 지난 1, 2분기에도 각각 705억원, 93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흑자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허 대표가 새 비전을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새 비전은 '투명한 신뢰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미래를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GS건설은 새 비전과 함께 목표가치로 고객지향과 신뢰를, 기반가치로 자율과 책임, 정도경영, 미래지향, 전문성을 각각 선정하기도 했다.
앞으로 GS건설은 새로운 비전과 함께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리스크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해,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져 회사를 더욱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일하는 방식도 지속적인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수평적 조직 문화를 통해 모든 직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자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호칭 단일화를 추진한다. 또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디지털 기반의 업무 인프라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허 대표는 “투명한 신뢰와 끊임없는 혁신으로 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미래를 완성한다는 새로운 비전을 통해 회사의 궁극적인 존재 이유를 명확히 하고,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GS건설의 주택 브랜드 자이를 리뉴얼하는 과정도 이 같은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GS건설은 지난달 자이 브랜드를 론칭 22년 만에 리뉴얼했다. 2002년 론칭한 자이(Xi)는 'eXtra Intelligent (특별한 지성)'으로 공급자적 관점에서 '자이'가 중심이 되는 가치를 지향했다면, 새로운 자이는 'eXperience Inspiration(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으로 고객의 삶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으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제공한다.
허 대표는 “자이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닌 근본을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라며 “더욱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동성 확보 문제는 GS건설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평가받는다. GS건설은 현재 스페인 수처리 회사 GS이니마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이 2012년 인수한 GS이니마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522억 원을 올린 알짜 자회사다. 올해 9월에는 GS엘리베이터 지분 55%를 66억원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