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8일(수)



[EE칼럼] 기상 재난과 전기 안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18 10:57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김정인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올해 우리는 극과 극의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 한국 기상 관측 역사상 114년만에 폭염이 오더니, 117년 만에 폭설이 왔다. 폭염으로 전기 공급도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경기남부와 충청지역에 11월에 몇일 만의 폭설로 경제적 피해와 인명피해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3대 재보험사 중의 하나인 뮌헨 재보험사(Munich Re) 사 발간한 2022년 보고서를 보면 22년에 폭풍, 가뭄, 지진, 화재 등 자연재해로 인한 글로벌 보험사 손실액이 약 1,200억 달러, 비 보험 포함시에는 약 2,700억 달러라고 한다. 2022년 자연재해 보험금은 2017년에 비해 3배 증가하였고 지급 건수도 4.3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유럽의 기상 재난 손실은 2021-2023년에만 162 billion 유로에 달하여 최근 10년동안의 손실액 중 22%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미국은 더 심각하다. 미국 보험사는 홍수, 허리케인, 폭염 등의 극단적 기후로 인해서 매년 경제적 손실이 20–55 billion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의 국가 기후변화 평가에 따르면 과거에는 극단적 기후로 인한 피해가 4개월 마다 약 10억 달러 비용이 소요되었다면 최근에는 3주마다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2018년에서 2022년 동안 매년 피해액은 15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흔히 기상재난 피해가 폭우, 폭설, 폭염, 태풍, 산불 등과 연관 되었다는 것은 잘 안다. 최근 발생한 태풍은 30년 전과 비교해 풍속 20km/h 증가했으며 강수량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잘 생각을 안 한다는 것이다. 2023년에만 전기 화재가 8,871건, 재산피해액은 1,823억 원에 달하고 있다, 물론 일상적인 누전 등의 원인도 있으나 기상재난으로 인해서 자주 많이 일어난다는 것이 문제다.


미국의 서부 전력 협력 위원회는 건설 및 복구 비용이 통상 인구 밀집 지역이 인주 저밀도 지역 보다 1.59배 많다고 하였다. 그러니 한국처럼 인구 밀집이 높은 곳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미국 남부 플로리다와 전국 도시들은 올해의 기록적인 폭염과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여름 전기요금이 가구당 평균 719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2023년 대비 8% 인상을 의미한다.


KB 손해보험에 따르면 기상 재난 피해액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7년 3947억 원에서 2018년에는 7058억원, 2020년에는 1조 3098억원, 그리고 2022년에는 1조 2559억의 피해를 보였다는 것이다.




심각한 기상 재난에 대비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많다. 유럽에서는 2014년 - 2017년동안 15개 기관이 참여한 RAIN(Risk Analysis of Infrastructure Networks in Response to Extreme Weather)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재난 모의실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기상재난 피해 상황의 예측, 신속한 복구를 위한 전력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다양한 재난관련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데 북미 전력 신뢰사 일명North American Electric Reliability Corporation(NREL)에서는 2012년 22조의 경제적 피해로 인해 GDP의 2퍼센트 하락을 가져온 초대형 허리케인 Sandy에 대한 분석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호주에서는 약 79만명에게 전력을 공급하는 에르곤 에너지는 혁신적인 전기안전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현장 대응팀을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는 중앙 플랫폼운영을 운영중이며 GIS와 위기관리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고 사고 시각화, 고객 대응, 침수 분석, 주요 사고 결함 분석 등 모든 요소를 시각적으로도 표출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도 기반시설관리법이 통과되어 154kV 이상의 송전선로(전력구, 철탑 및 스위치야드 설비)를 대상으로 노후 고려 성능평가, 설계 자료 및 점검이력 결과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2020년 기준 총 578km전력 시설물 중 30년이 경과한 시설물은 10.8%이지만 2030년에는 약 32.5%가 30년을 경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으로 대대적인 전기안전 관련 투자가 있어야 한다. 전기에 관한 한 “순간의 방심이 모든 것을 앗아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안전은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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