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5분의 1로…실적부진에 따른 재무 악화가 원인
실적 개선에도 약세, 주주소통 부재 등 정책의 문제
재무구조 개선하고 정용진 회장 등기임원에 올라야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가 이마트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 흑자전환 등 실적 개선을 이루고도 주가가 부진한 이유에 대해 '주주소통 정책의 부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액트는 이마트가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의 기대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는 등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주가는 2018년 3월2일 장중 32만35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6월28일 5만4800원까지 하락했다. 고점 대비 약 5분의1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이후 최근까지도 주가는 5만~7만원 안팎을 오가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마트는 유통업계 대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기업으로 꼽힌다. 전일 기준 이마트의 PBR은 0.14배로, 롯데쇼핑(0.15배)과 BGF리테일(1.72배) 보다 낮다.
이마트의 저PBR 원인은 온라인 시장의 경쟁 심화, 부동산 자산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 다양하지만 가장 주요 원인은 실적부진이다. 이마트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1년 2659억원에서 2022년 2589억원으로 감소, 지난해에는 1880억원에 그쳤다.
올해는 오랜만에 실적이 개선됐다. 지난 3분기 현재 이마트의 연결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42억원으로 전년 동기 386억원 대비 222% 급증했다. 3년 만의 턴어라운드다. 3분기 기준 이마트 영업이익은 2022년 1229억원으로 전년(2395억원)보다 49% 감소했는데, 2023년에는 1229억원에서 386억원으로 69% 급감했다.
이같은 실적 회복에도 주주들의 불안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액트는 실적 개선이 일회성으로 그칠 것인지, 단기성과를 내는 과정에서 본질적인 영업경쟁력이 훼손된 건 아닌지에 대한 의문이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윤태준 액트 소장은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부진한 수준"이라며 “경영진이 나서서 주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켜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주주환원 '따라쟁이' 롯데쇼핑보다 못해...첫 걸음, 자사주 소각으로
이마트는 주주환원 정책에 있어 동종 업계 경쟁사인 롯데쇼핑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마트는 내년까지 연간 영업이익의 20%를 배당하고, 그 금액이 주당 2000원에 미달해도 최소 2000원은 배당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롯데쇼핑은 당기순이익의 35%, 최소 배당금액은 주당 3500원을 선언했다. 주주환원 정책은 롯데쇼핑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주주와의 소통 측면에서는 롯데쇼핑도 미흡한 수준인데, 이마트는 이마저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소장은 “롯데쇼핑은 '롯데는 따라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할 정도로 경쟁사의 전략을 따라했는데, 밸류업 만큼은 이마트가 롯데를 따라해야 한다"며 “주주환원 정책은 롯데쇼핑과 비교해도 아쉬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액트는 이마트가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면 롯데쇼핑에 뒤처진 주주환원 정책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마트는 2019년과 2022년에 자사주를 취득, 현재 108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전체지분의 약 3.9%로 700억원 규모다. 롯데쇼핑은 아직 자사주를 매입한 적이 없다.
주주신뢰 확대를 통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으로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 등기임원 등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회장은 올 6월 현재 이마트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미등기임원에 올라있다.
윤 소장은 “등기임원은 주주총회를 거쳐 임명되는 자리로, 등기임원이 잘못하면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도 될 수 있으며 각종 결정에 대해 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자리"라며 “(정 회장이) 등기임원 직을 맡아 책임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만이 답은 아닌데...불안정한 재무구조 개선해야
불안정한 재무구조도 개선해야 할 지점이다. 액트는 이마트가 한 때 공격적인 사업 확장으로 시장의 기대를 한껏 받았지만, 잇따른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올 3분기 말 현재, 이마트의 부채비율은 약 156%로 낮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영업실적은 악화하는데 부채비율마저 오르니 시장에서는 이마트를 불안하게 바라볼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신용평가사들이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하향했다. 신용등급 하락은 금리 상승과 차입여력 축소라는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기 때문에 가볍게 받아들일 사안은 아니라는 평가다.
윤 소장은 “이마트의 재무구조가 악화된 것은 공격적인 투자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보다 효과적인 재무개선을 위해서는 적자만 보는 사업, 투자한 만큼 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비주력사업 매각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