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경기가 악화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상생을 강조하면서 차 보험료 동결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2년 연속 보험료 인하로 인해 손해율이 급등했다고 주장하며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연말까지 손해율 및 실적 동향을 확인후 조정계획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폭설로 인해 지난달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92.4%로 전년 동월 대비 6.1%포인트(p) 뛰어올랐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대형 4개사의 누계 손해율은 82.5%로 전년 동기 대비 3.2%p 올랐다.
통상적으로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80%가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데, 대형사의 경우 82%로 본다.
지난달까지 누계 손해율은 삼성화재(82.2%), 현대해상(83.5%), KB손해보험(82.9%)이 모두 82%를 넘었으며, DB손해보험은 81.2%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매년 4분기에는 폭설, 결빙 등 계절적 요인으로 손해율이 악화한다. 올해 연간 손해율은 1월 중하순께 집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연말 누계손해율이 더 오른다면, 보험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보험사들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보험 정비수가가 2025년 1월부터 2.7% 인상되는 점 또한 보험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보험 가입 차량이 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지급하는 수리비로, 비용에 즉각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러한 상황에 한 중형 보험사는 자동차보험료를 1%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보험료는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보험 자체가 의무보험이기 때문에 가입자가 2500만명에 달한다. 다만 이는 국민의 일상과 직결되고 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 업계와 협의를 한다.
업계에서는 내년 실손의료보험이 평균 약 7.5% 수준으로 인상되고, 특히 3세대의 경우 평균 20%대, 4세대는 평균 13%대로 오를 것이라는 점과 은행권이 상생 차원에서 위기 자영업자 25만명에게 연간 7000억원, 3년간 2조원의 금융지원에 나섰다는 점이 향후 자동차 보험료 조정 협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편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시행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인 손해보험사들은 당국의 상생 압박 속에 자동차보험료를 2022년 4월 1.2∼1.4%, 2023년 2월 2.0∼2.5%, 올해 2월 2.1∼3% 인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