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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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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그나이트 코리아] ‘가전시장 新패러다임’ 구독경제가 이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1 15:30

코로나로 호황기 누리던 가전업계, 엔데믹 전환 이후 불황…소비 침체 지속

한파 닥친 업계, 성장 전망 ‘가전 구독’에 눈독…LG 이어 삼성 서비스 시작

케어 서비스 등 갖춰 소비자 만족도 높아…가전업체, 구독 사업 강화에 박차

삼성전자 매니저가 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방문 고객에게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매니저가 삼성스토어 서초에서 방문 고객에게 'AI 구독 클럽'을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호황을 누리던 가전 시장이 현재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소비자들의 지출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업계는 '가전 구독' 서비스와 같은 혁신적인 모델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7(불변지수·2020년=100)로 2023년 같은 분기보다 1.9% 감소했다. 분기별 소매판매가 1년 전 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은 2022년 2분기(-0.2%) 이후 10개 분기째이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장기간 기록이다.


소비 감소세는 내구재, 준내구재, 비내구재 전반에 걸쳐 나타났다. 1년 이상 쓸 수 있고 주로 고가 상품인 가전제품 등의 내구재 판매가 특히 부진했다. 가전제품은 2022년 2분기(-4.5%)부터 작년 3분기(-3.3%)까지 10개 분기째 내림세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호황을 누리던 가전 시장이 엔데믹 전환 이후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집 콕 생활로 인해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이 확 늘었다가 일상 회복으로 인해 야외 활동이 증가하며 빠르게 식었다는 것. 전반적으로 경기가 침체돼 있다는 점도 가전제품 구매가 줄어든 원인 중 하나다.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고민하던 업계의 시선이 가전 구독에 머물게 된 이유다.




가전 구독은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고 일정 기간 가전제품을 사용하는 서비스다. 통상 일시불 구매에만 익숙해져 있던 소비자들에게 일종의 할부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이목을 끌겠다는 의지가 해당 서비스에 담겼다.


가전 구독 사업을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업체는 LG전자다. 2023년부터 에어컨, 세탁기, TV, 노트북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며 구독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LG전자의 가전 구독 제품은 총 23종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부터 가전 구독 서비스 'AI 구독클럽' 운영을 시작했다. AI 가전 중심으로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며 관심 모으기에 나선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TV,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16종의 제품을 대상으로 구독 서비스 모델을 운영하고, 이 가운데 90% 이상은 AI 제품으로 구성했다.


가전 구독은 제품 구매 시 초기 비용을 낮춰 최신 제품을 부담 없는 가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고가의 가전제품 구매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가전 구독은 초기 구매 비용을 낮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무상 애프터서비스(A/S)와 전문가의 주기적인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케어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


LG전자 공기청정기를 가전 구독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30대 A씨는 “그동안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싶었지만 관리가 힘들 거란 판단에 구매를 꺼리고 있었다"며 “전문가가 주기적으로 케어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점을 보고 구독으로 제품을 이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는 초기 구매 비용이 낮고, 케어 서비스가 제공되는 점 등을 이유로 가전 구독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가전 구독 시장 규모의 확대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40조원이었던 국내 가전 구독 시장 규모가 올해 1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판매 부진으로 수익성 감소를 우려하던 가전 업체들은 구독 사업을 강화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해 국내뿐 아니라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 등 동남아시아로 구독 사업을 확대했으며, 향후 인도를 포함한 다른 아시아 국가로도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국내에서만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제품군과 서비스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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