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권이 지난해 결정된 가맹점수수료 인하,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 대출업 비중 확대 등이 이어져 올해 총체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카드사들은 지난해까지 고금리 시기에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자 일제히 '긴축경영' 기조를 이어왔다. 허리띠를 졸라매기 위해 알짜카드 중단과 구매 혜택 축소에 나섰고 이는 가뜩이나 불황으로 소비 침체가 심해진 시장에 소비자 유입량 감소와 신용판매 축소 등을 불러왔다.
올해도 이런 업황상태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이 수익성 보전을 위해 카드론 등 대출을 늘려 수익을 메꾸는 비중이 커지면서 건전성 방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부실대출도 늘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카드론을 늘린 게 본업 수익성 악화 때문인데, 이런 와중 금융위원회가 내달부터 연매출 30억원 이하 영세·중소가맹점 305만곳에 대한 카드수수료율을 낮추기로 결정하면서 상황이 더욱 암울해졌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카드사마다 올해 경영 키워드를 '절약'이 아닌 '약진'으로 설정한 모양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대다수 카드사가 호실적을 낸 수장까지 교체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금리인하기에 놓인 만큼 긴축경영에서 벗어나 새로운 동력에 본격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신한·삼성·KB국민카드 수장이 줄줄이 교체되며 각개전투의 심화가 예고되고 있다. 각각 박창훈 신한카드 대표, 김이태 삼성카드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가 새로운 위치에서 겨루게 된다. '트래블로그'로 업권 내 새로운 필드를 만들어 낸 이호성 전 하나카드 대표는 하나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성영수 신임 대표가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카드사들은 새로운 먹거리인 신기술금융과 데이터·인공지능(AI)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다. 이에 올해 각 수장이 '디지털로의 전환'과 새로운 동력 발굴에 있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시선이 모일 가능성이 높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통합 멤버십 회원 수로 3287만명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모바일 앱 통합 월 사용자 수(MAU)는 1254만명으로 7.0% 늘렸다. KB페이도 모바일 앱 가입자 수 1300만명을 넘어서고 MAU 800만명을 달성해 플랫폼 경쟁력에 있어 위용을 드러냈다.
본업 수익성은 악화되고, 건전성은 키워내야 하는 시기에 빠르게 전통 사업에서 탈피한 확장력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일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신한과 KB등 플랫폼 경쟁력을 크게 보여준 회사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데이터쪽이 부진했던 회사도 있다"며 “금리인하기를 앞둔 시점이 당도했기에 얼마나 빠르게 새로운 동력을 수익으로 연결짓느냐가 카드사마다 집중하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