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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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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밀려오는 LFP 배터리… 재활용 대책 마련은 ‘아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2 14:34

LFP 배터리, 전기차 캐즘 극복의 ‘키’로 떠올라

테슬라에 이어 BYD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 진출

韓 배터리 업계도 트렌드 맞춰 LFP 개발 ‘몰두’

재활용 대책은 아직…회수 원료 경제성 떨어져

업계·학계 LFP 재활용 사업·연구 적극 추진 중

BYD 선전 본사에 전시된 블레이드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BYD 선전 본사에 전시된 블레이드 배터리. 사진=이찬우 기자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비중이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기존 테슬라 모델 Y에 BYD까지 LFP 배터리 탑재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LFP 배터리 재활용 방안은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비 재활용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업계는 LFP 배터리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업계는 국내외 가리지 않고 LFP 배터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LFP 배터리의 높은 안정성과 경제성이 인정받으며 '전기차 캐즘' 극복의 키로 주목받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LFP 탑재 전기차가 빠르게 확산될 예정이다. 테슬라 등 기존 강자에 더불어 BYD라는 신흥강자까지 호시탐탐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그룹의 주요 기술인 NCM 배터리 전기차가 주를 이뤘다. 원가는 비싸지만 그만큼 주행거리, 출력 등의 성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시장의 흐름이 변화했다.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캐즘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의 수요가 높아졌다. 게다가 LFP가 NCM 대비 전기차 화재로부터도 안전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눈길도 LFP 배터리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였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보인 모델은 테슬라의 모델 Y였다. 이 차량은 LFP 배터리가 들어간 전기차로 약 5000만원이라는 합리적 가격대를 형성해 3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현대차그룹의 어떠한 전기차도 모델 Y보다 많이 팔린 차종은 없었다.


게다가 오는 16일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국내 승용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다. 이들의 무기인 '불레이드 배터리'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LFP 배터리다. 이들의 국내 영향력을 아직 예측할 수 없지만 LFP 배터리 보급률이 전보다 늘어날 것은 확실시된다.


이러한 트렌드에 국내 배터리 업계도 LFP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3년 말부터 중국에서 LFP 배터리 생산에 들어갔고, 삼성SDI도 2026년 양산을 목표로 ESS용 LFP 배터리 개발에 들어갔다. SK온은 2023년 3월 배터리 3사 중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하고 2026~2027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LFP 배터리 보급이 늘어나는 반면, 재활용 대책은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LFP 배터리는 기존의 NCM 배터리보다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고 경제성도 떨어지기에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NCM 배터리의 경우 핵심 소재의 90% 이상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LFP는 리튬 이외에 나머지 금속의 경제성이 그닥 좋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kWh당 금속 가치는 45달러로, NCM 68달러,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의 71달러 보다 크게 낮다.


그러나 업계선 경제성이 낮다고 LFP 배터리 재활용을 등한시해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국내에 보급된 LFP 전기차가 대부분 미국, 중국산인데 이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것은 결국 한국의 예산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LFP 전기차에 구매 보조금을 거의 지급하지 않지만 재활용, 매립 비용을 고려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업계는 LFP 배터리 재활용 방안을 강구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LFP 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실제적인 재활용 공정 운영을 계획했다. 이외에도 포스코홀딩스, SK에코플랜트 등도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학계서도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섰다. 2023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병수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저온 건식 방법을 활용한 LFP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윤종승 한양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자연 미생물인 박테리아를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LFP 재활용의 가치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선제적 양산 기술 확보를 통해 기술력을 갖춰 LFP 배터리 재활용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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