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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이그나이트 코리아] 부동산 PF, ‘최악’은 지났지만...올해도 ‘시한폭탄’ 계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2 08:26

[새해 韓경제, 전문가 긴급 진단]

금융당국, 부동산 PF 추가 제도개선 예고
상반기 중 금융규제 세부방안 마련
16.2조 PF 물량 재구조화·정리 목표

국내 정치 불안, PF 구조조정 영향 ‘미미’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시기상조지만
한은 금리인하 기대감, PF 시장 ‘온기’

아파트

▲2025년에도 부동산 PF 시장이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최악은 지났지만, 다소 불안정한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취지다.

새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내싱(PF) 시장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금융권에 구조조정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불안한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다. 2024년 1월까지만 해도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 개시 등으로 PF 시장에 대한 공포감이 커졌던 점에 비춰보면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다만 PF 사업장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에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PF 시장에 온기가 퍼지기에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PF 위기 방지' 총력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기준 전 금융권 총 PF 익스포져는 210조4000억원이다. PF 익스포져는 PF대출, 토지담보대출 등 PF성 대출에 채무보증 익스포져를 합한 수치다. 이 중 경·공매 등 정리와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한 재구조화가 필요한 유의·부실우려 등급의 PF 익스포져는 22조9000억원으로 전체 PF 익스포져의 10.9%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이 10조9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저축은행 4조4000억원, 증권 3조8000억원, 여신전문금융회사 2조7000억원, 보험 7000억원, 은행 4000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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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업권별 유의, 부실우려 익스포져 현황.(자료=금융위)

금융당국은 정리, 재구조화 대상에 오른 PF 사업장 20조9000억원 가운데 4조5000억원을 정리했다. 2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은 경공매, 수의계약, 상각 등을 통해 정리했고, 1조7000억원은 신규자금 공급 등을 통해 사업성 개선을 완료했다. 금융당국은 2024년 말까지 9조3000억원 규모의 유의, 부실우려 사업장을 재구조화, 정리하고, 2025년 상반기까지는 16조2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을 재구조화, 정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의 경우 신디케이트론, 캠코 펀드, 은행·지주 펀드 등에서 PF 재구조화, 정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은행·보험업권 PF 신디케이트론은 출범 이후 현재까지 3개 사업장에 대해 3590억원의 지원이 이뤄졌다. 2025년 1분기 중 1조원이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규모를 2조원으로 확충하고, 향후 최대 5조원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위기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반기 중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부동산 PF 제도 개선방안 가운데 금융규제 강화방안에 대한 세부방안을 마련한다. 책임준공은 2025년 1분기 중 국토교통부, 금융·건설업권으로 구성된 TF를 통해 연장사유, 배상범위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PF 위기, A급 태풍에서 C급 태풍으로...“여전히 상황은 부정적"

2025년 부동산 PF 전문가 긴급진단

▲2025년 부동산 PF 전문가 긴급진단.

대다수의 전문가들도 국내 PF 시장은 '최악'에서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금융당국이 사업성 부족 사업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후관리를 유도하고, PF 사업성 평가결과를 지속 점검, 관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특히 2024년 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등으로 PF 시장에 '위기설'이 끊이질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PF 시장은 비교적 원활하게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12·3 비상계엄 발령으로 촉발된 정국 불안 역시 국내 부동산 PF 시장, 혹은 PF 사업장 구조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시장은 여전히 좋지 않지만, (정치 불안이) PF 구조조정이나 제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낮다"며 “지금까지 상황만 봤을 때 PF 시장에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2025년에도 부동산 PF 시장이 완전히 회복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최악은 지났지만, 다소 불안정한 흐름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는 취지다. 이는 저축은행 등 일부 금융사들이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경우 지금보다 높은 가격에 PF 사업장을 매각할 것으로 기대하고, 현재 PF 사업장 정리에 미온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정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상황에서 지금 사업장을 매각하면 손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늦게 팔아 손실을 줄이고자 하는 분위기"라며 “이로 인해 매도자 입장에서는 사업장 정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게 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여기에 일시적으로 시장에 PF 사업장 물량이 대거 쏟아지면, 이 역시 시장에서 일시에 소화하는 게 쉽지 않다"며 “즉 PF 사업장을 보유한 회사들의 매각 의지, 시장에서 PF 사업장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 등이 PF 시장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기댈 건 역시...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창용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2025년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PF 시장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2025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부동산 시장도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다"며 “2025년 상반기까지는 매수자, 매도자 간에 눈치작전으로 분위기가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2024년과 비교하면 시장 환경은 어느 정도 개선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2025년 우리 경제는 저성장이지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많아지고, PF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도 약간 숨통이 트일 것"이라며 “건축비도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도 작용하면서 2024년보다는 2025년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 과정에서 사업장 옥석가리기는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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