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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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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일수록 투자하라…뷰티업계, M&A 공격경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06 16:32

국제통상환경 변화에 ‘검증된 브랜드’와 짝짓기 외연 확장

LG생건 이정애 사장, MZ세대 선호 브랜드 인수전략 예고

M&A 성사 매출 효과 거둔 아모레, 非중국 대상 인수 추진

中企·사모펀드도 유망 브랜드 지분투자 가세 글로벌 주력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전경. 사진=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LG광화문빌딩 전경. 사진=LG생활건강

지난해 내수 부진에도 해외시장 다변화로 위기를 이겨낸 국내 뷰티업계가 올해 글로벌 기반의 유망 뷰티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하는 공격적 투자전략으로 실적 반등 기반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뷰티기업들은 부진한 내수시장 대신 해외사업 강화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알짜 K-뷰티' 브랜드를 수익 포트폴리오에 적극 편입해 실적 시너지로 연계시킨다는 전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역점 사업으로 M&A를 중점으로 한 외연확장 경영을 예고했다. 젊은 세대들이 선호하는 '검증된 브랜드'를 사들인다는 구상으로, 특히 젊은 연령층에 인기를 누리는 신진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눈여겨 볼 것으로 보인다.


이정애 사장이 이번에 공식적으로 M&A 의사를 드러낸 것은 지난 2023년 취임 첫해에 일본 색조시장 강화를 목적으로 425억 원을 투자해 색조화장품 브랜드 '힌스(Hince)' 본사인 비바웨이브의 지분을 일부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힌스 브랜드 이후 LG생활건강의 M&A 움직임은 잠잠했다.


이 때문에 이 사장 체제로 접어든 뒤 LG생활건강의 M&A 기조가 다소 소극적으로 돌아섰다는 평가마저 뒤따랐다. 특히, 직전 차석용 전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임 18년 간 28건의 M&A를 단행한 사례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였다.




더욱이 업계는 지난해 LG생활건강이 기대이하의 성적표를 받은 만큼 공격적인 M&A로 화장품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1~3분기 LG생활건강 누적 매출은 5조2020억원으로 전년 대비 0.7% 줄었다. 해외사업 매출은 전년(1조4746억원) 대비 올랐으나 상승폭이 1.3%에 그쳤다.


특히, 높은 중국 의존도가 실적 하락의 원인으로 꼽히는 만큼 일본·북미 등 다른 해외 지역에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눈여겨 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비바웨이브의 힌스도 매출 절반이 일본에서 나올 정도로 강점을 보이는 업체다.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 본사 전경. 사진=아모레퍼시픽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는 자체 브랜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역량을 집중해 오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중국시장 부진 이후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M&A 전략으로 선회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LG생활건강과 마찬가지로 중국 의존도를 줄이되 비(非)중국 시장으로 매출을 다변화하는데 주력해 오고 있는 것이다.


탈(脫)중국 전략의 하나로 미국·캐나다 등 북미를 타깃으로 2021년 북미 수출에 강점을 지닌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를, 이듬해 미국 현지 브랜드 '타타하퍼'를 차례로 인수했다. 뷰티업계 M&A 최대 투자액인 9351억원을 투입한 코스알엑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 효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 코스알엑스 실적이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서구권 누적 매출만 전년 동기보다 90.4% 늘어난 465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도 2조79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7% 늘었다.


대규모 M&A 성사에 따른 매출 증가로 실적 반등 효과를 누린 아모레퍼시픽은 올해에도 추가 M&A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등 대기업 외에도 중소기업부터 사모펀드(PEF) 운용사까지 다양한 기업들도 활발한 뷰티 M&A 움직임에 가세하고 있다.


한방화장품 브랜드 '조선미녀'로 유명한 화장품 제조·판매사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말 해외 인지도가 높은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스킨1004 운영사 '크레이버코퍼레이션' 경영권 인수를 마쳤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엘앤파트너스도 최근 마녀공장 대주주인 엘앤피코스메틱 지분의 51.87%를 약 1900억 원에 사들이는 양수양도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뷰티기업의 M&A 확대 움직임은 실적 효과뿐 아니라 해외로 뻗어나가는 K-뷰티 수출 경쟁력도 한 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록 미국 트럼프 2기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관세 정책이 미국시장에서 K-뷰티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수출 환경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국내 화장품의 수출액에 고무된 뷰티 업계는 올해 더 과감한 투자로 녹록치 않은 사업 여건을 정면 돌파한다는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20.6% 늘어만 102억 달러로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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