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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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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끓는다…수심 2000미터까지 열축적 관측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14 13:24

중국과학원 대기물리학연구소 해양 온도 분석 연구 결과

“엘니뇨와 라니냐 주기 관계없이 매년 15~20ZJ 열 축적”

지구 발생열 90% 흡수해 태풍·가뭄 등 기후재난 발생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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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강원 속초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바다 구경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양 온도가 관측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지구가열화의 심각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특히 수심 2000m에 이르는 심해까지 열이 축적되는 전례 없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해양이 기후위기의 중요한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14일 과학계에 따르면 중국과학원 대기물리학연구소를 비롯한 미국, 프랑스 등 7개국 54명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국제 연구진이 해양 온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대기 과학의 발전(Advances in Atmospheric Science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해양 열 함량(해양 표면부터 수심 2000m까지 저장된 열)이 16제타줄(ZJ)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에너지는 2023년 전 세계 전력 생산량의 약 140배에 달하며, 이로 인해 해수면이 약 1㎜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공동 연구자인 존 에이브러햄 세인트토머스대 교수는 “기후변화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해양을 살펴야 한다"며 “해양이 지구온난화로 발생하는 열의 90%를 흡수하며 날씨와 기후를 조절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지역별로 해양 온도가 고르지 않게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북태평양, 대서양, 지중해가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으며 이는 심각한 생태계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맨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엘니뇨와 라니냐 주기와 관계없이 지난 5년 동안 매년 15~20ZJ의 열이 축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양 온도의 상승은 극단적 기후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에 따르면 해수면 온도가 1981~2010년 평균 대비 0.6도(℃) 상승함에 따라 해양에서 대기로 전달되는 열과 수분을 증가시켜 가뭄, 산불, 폭풍, 홍수 등 극단적 기후 현상의 강도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 북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은 미국 서부 지역 대형 산불의 원인 중 하나로도 지목됐다.


해양 온난화는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수온 상승으로 일부 어종이 기존 서식지를 떠나면서 어획량이 감소하는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적응 속도보다 빠른 온도 변화는 생물 다양성을 위협하고 생태계 균형을 흔들고 있다.


연구진은 “해양 열 함량은 지구 온난화의 가장 중요한 지표"라며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전례 없는 피해와 비용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세계기상기구(WMO) 역시 2024년을 기록상 가장 더운 해로 발표하며, 기후위기 대응의 시급성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연구진은 “해양 온도가 계속 상승하면 연안 침수, 강수 패턴 변화, 태풍과 허리케인의 강도 증가 등 복합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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