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없이 좁아진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청년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의 청년 취업자 비중은 2023년 기준 30.9%로 대기업 대비 15.7%p 낮으며, 최근 20년간 청년 취업자 비중 감소폭도 대기업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청년 인력 유입이 감소하는 이유는 청년 구직자의 입장에서 중소기업이 매력적인 직장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이 지속적으로 겪고 있는 문제 중 하나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와 실제로 채용할 수 있는 인력 간의 불일치 현상인 인력 미스매칭이다. 주요 원인 중 첫 번째는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낮은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어 구직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데, 근로 환경이 열악하다는 인식,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조건 등이 문제로 지적된다. 두 번째는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문 기술직이나 숙련공의 수요는 높은 반면, 해당 기술을 가진 인재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많은 중소기업이 신규 채용 인력을 체계적으로 훈련할 자원과 시스템이 부족하기에 구직자가 필요로 하는 직무 기술과 기업의 요구 사항 간 격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수도권 외 지역에 위치해 있어, 구직자들이 선호하는 근무지와의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젊은 층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지역 중소기업은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즉, 중소기업 인력 미스매칭은 단순한 인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 중소기업 생태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정책적 지원방안이 시행되고 있지만 두드러지는 성과를 보이는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임금 및 복지 수준이 대기업에 근접하도록 개선되어야 하지만, 이는 중소기업 경영구조나 정부재정의 한계로 단기간내 실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스타트업 창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준생도 과거에 비해 늘고 있다. 중소기업은 거들떠 보지도 않아도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여 스타트업을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숙련 인력을 양성하는 대안으로 제안한다. 즉, 중소기업에 가지 않겠다는 청년들을 굳이 중소기업에 보내려 애쓰지 말고, 이들이 경험을 쌓고 숙련된 인재로 발전할 수 있게 스타트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도록 정책적인 드라이브를 건다면 단기적으로 청년 취업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는데 일조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서 스타트업 정책을 창업단계보다는 성장단계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즉, 스타트업 프로그램이 벤처의 성장보다는 창업을 촉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면 성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정체된 벤처나 과대평가된 벤처가 남을 수 있고, 따라서 정책을 스케일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벤처 생존을 정책 성공의 지표로 삼는 것을 멈추고, 성장하는 벤처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말로 창업의 양보다 스케일업의 질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물론 두세 개의 고성장 벤처가 수십개의 후속기업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바도 훨씬 클 수 있다. 그러나 벤처 스타트업의 양적 성장은 청년 일자리 창출과 인력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원정책의 성과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으로 클 것이다. 오히려 불황기에는 스타트업의 양적 확산이 가까운 미래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기에, 청년들의 스타트업 취업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