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후 3기 신도시인 경기도 고양창릉 공공주택지구 일부 물량의 본청약이 진행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첫 3기 신도시 분양 물량으로, 최근 경기 불황·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 속에서 이 곳의 결과를 통해 다른 지구들의 청약 결과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되기 때문이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지만, 최근 공사비가 워낙 오른 상태라 분양가가 얼마에 책정될 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르면 이달 안에 고양창릉 지구 내 A4·S5·S6 등 블록을 대상으로 본청약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다.
고양창릉 신도시 조성은 덕양구 원흥동, 동산동, 용두동 등 일대 789만19㎡에 약 3만8000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중 1800가구 가량이 우선 분양된다. 입주는 2027년부터다. 2022년 사전청약 당시 고양창릉 신도시는 36.6대 1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전용 84㎡ 타입의 경우 78가구 모집에 1만2921명이 몰려 67.6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추정 분양가는 S5 전용 84㎡ 기준 6억7300만원이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만 국토교통부가 '공사비 현실화' 방안을 발표한 만큼 가격은 당초 예상보다 다소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해당 블록 사업비를 기존 대비 20~30% 가량 늘리는 사업계획 변경안을 최근 승인했다. 서울 핵심 입지를 제외하면 민간 아파트 분양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이라 가격 민감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3기 신도시 인천계양 지구가 본청약 흥행에 실패한 상황이기도 하다. 인천계양 지구는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보다 가격이 18% 정도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고양창릉 지구 위치가 서울과 워낙 가깝고 공공분양이라는 장점이 부각돼 흥행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인근 2018년 준공한 고양원흥동일스위트7단지아파트 전용 84㎡ 타입은 8억~10억원 안팎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 13일에는 8억6000만원에 실거래가 체결됐다. 1392가구 규모 도래울파크뷰 전용 84㎡ 호가는 7억~8억원 안팎이다.
고양시는 창릉지구를 주거·일자리·자연이 어우러진 미래형 자족도시로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이를 위해 사업지 내에 호수공원을 조성하고 중심부에 있는 벌말마을을 개발에 포함해 자족 용지를 확보하기로 했다. 주요 대기업을 비롯한 투자유치 활동도 병행 중이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 창릉역 개통도 예정돼 있다.
정부는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민간 분양 물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공공아파트 분양을 차질 없이 진행해 수요를 충족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는 최근 올해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하며 공공주택을 역대 최대 규모인 25만2000호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건설형 주택은 지난해보다 2만호 이상 늘어난 7만4000호를 착공할 방침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고양 창릉지구를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분양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일각에서는 고양창릉 청약 결과가 부천 대장, 하남 교산 등 분양에도 일정 수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올해 분양 시장에 나오는 3기 신도시 물량은 총 8000가구 수준이다. 하남 교산 1100가구), 부천 대장 2000가구, 남양주 왕숙 3100가구 등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고양창릉 지구의 경우 서울과 접근성이 좋아 인천계양 본청약 당시와 같은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은 낮다"며 “관건은 가격인데 어느 정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이긴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