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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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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퍼스트’ 외쳤는데…‘트럼프 트레이드’는 오히려 식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1.25 12:43

트럼프 취임 후 첫 한 주
S&P500 지수 1.7% 올랐지만 독·일 등에 비해 상승폭 작아
신흥국 통화가치 급등…미 10년물 국채금리 소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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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열기를 이어왔던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정책 수혜 자산에 투자)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오히려 식어가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 증시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승폭이 크지 않았고 미 달러 가치와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24일 미국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7.47포인트(0.29%) 내린 6101.24에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첫 한주를 보낸 S&P500 지수는 1.7% 상승했는데 이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최고의 상승률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독일 증시는 2.4% 올랐고 일본과 멕시코는 각각 3.9%, 5%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달러가치 또한 추락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전주 대비 1.6% 급락했는데 이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긴축을 중단하기 시작한 2023년 11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반대로 신흥국 통화가치는 올랐고 특히 콜롬비아 페소, 헝가리 포린트, 폴란드 즈롤티는 3% 넘게 급등했다.


이와 함께 미 10년 국채수익률은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작은 움직임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하자 수혜가 예상되는 자산에 자금이 쏠리기 시작했다. 그가 대선 기간에 공언한 관세 및 감세정책, 재정적자 확대 공약 등으로 미국이 나홀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에 달러와 미국 주식 매수세가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관세 정책을 즉각 시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중국에 관세를 되도록 부과하지 않고 싶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와의 백악관 집무실 인터뷰에서 “그들(중국)은 그것(관세)을 원치 않는다"며 “나는 그것을 쓸 필요가 없으면 좋겠지만 그것은 중국을 압도하는 거대한 힘"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EP 웰스 어드바이저의 아담 필립스 이사는 “대선 이후 미국 자산으로 쏠리는 현상이 컨센서스였지만 트럼프 임기 첫 주에 새로운 관세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글로벌 주식과 통화에 대한 매수심리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은 아메리카 퍼스트를 해석해왔었는데 최소 첫 한 주는 아메리카 라스트였다"고 짚었다.


트럼프 트레이드와 관련이 없었던 주식이 트럼프 취임 후 급등한 사례도 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오라클 주가는 이달 중순까지만 해도 153달러대를 기록, 지난해 11월 5일 종가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추락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14% 가량 급등했다. 반면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 주가는 같은 기간 4% 가까이 하락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정책에 속도를 조절하는 배경엔 인플레이션 재반등 가능성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데이비드 레프코위츠 미국 주식 총괄은 투자노트를 통해 “트럼프가 작년 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취임한 직후 인플레이션이 급등했고 이로 인해 미국인들이 분노했기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부과를 경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가를 더 올리는 정책들은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최고 채권전략가 역시 “낮은 인플레이션과 관세를 원하고 약달러와 관세를 원한다"며 “이 세가지를 동시에 달성하기엔 어려워 시장은 어느쪽이 우세한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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