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실손보험청구 전산화 시스템에 4000여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연계될 것으로 예상된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신년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주력 사업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실손 청구 간소화는 병원에서 진단서, 영수증과 같은 종이서류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실손24' 앱을 통해 바로 실손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병상 30개 이상의 병원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시행 중이다.
허 원장은 “내달 30일에 보건소계통 3500개 의료기관들이 시스템에 들어오면서 4000여개가 초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전체 대상기관인 7725개의 절반 수준이다.
보험개발원은 현재 '실손보험청구 전산화 추진단'을 독립 조직으로 운영하면서 올해 10월 말로 예정된 실손 청구 전산화 2단계 시행 업무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의 중개기관으로 선정돼 어플리케이션(앱) 실손24의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험사, 의료기관 사이에서 사업 시행을 이끌어왔다.
시행 초 병원의 미미한 참여율로 인해 '반쪽짜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따랐지만 개발원은 현재 의료기관 참여율과 의료소비자의 이용률이 고무적인 수치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허 원장은 이날 “전체 청구건수기준 이용자 수는 현재 43% 정도로, 3월 말이 되면 과반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구가능건수 대비 가입자들이 실제 청구한 비율은 현재 85.8%로, 거의 모든 청구 가능자가 실손24 앱을 활용해 청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발원은 서비스 확대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병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한 작업을 올해도 꾸준히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허 원장은 “사업 2차 도입 시기 전인 올해 10월 말 전까지 기관들이 미리 참여할 수 있도록 병원뿐아니라 작년에 참여하지 못했던 병원포함 의원, 약국과도 접촉 중"이라며 “올해는 홍보비를 넉넉하게 책정해 네이버에 간편 청구가 가능한 병원을 노출하는 등 국민적 홍보와 인지도를 높여서 병원들이 스스로 서비스에 참여하게 하는 우회적인 방법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발원은 실손24 앱 서비스 확대 외에도 '운전습관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통한 통한 안전운전 혜택 확대, '보험정보 빅데이터 플랫폼(BIGIN)'의 활성화, 저출산 등 사회적 이슈 대응 등을 올해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운전습관 데이터 플랫폼은 보험업계와 개발원이 공동으로 개발한 플랫폼으로, 티맵·카카오내비 등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전습관과 모빌리티 데이터를 융합해 운전자별 사고 위험도를 평가하는 한편 다양한 개별 맞춤형 보험상품 개발에 나서기 위해 만들었다. 허 원장은 “이를 통해 기존 플랫폼보다 더 체계적인 활용이 가능해져 교통사고를 줄이고 국민 안전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BIGIN은 보험개발원의 대외 소통채널로 빅데이터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사용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개발원은 또한 누구나 의무보험을 조회할 수 있는 '재난안전 보험 플랫폼'을 통해서도 국민이 빠짐없는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민 안전과 편익에 기여할 방침이다. 재난안전보험 플랫폼은 산후조리원배상책임보험, 어린이놀이시설배상책임보험 등 58종의 재난안전보험에 대한 가입대상자 정보, 보장위험 등을 손쉽게 조회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울러 저출산, 기후변화, 신기술 도입 등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개발원은 임신·출산과 관련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개발을 확대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해 새롭게 발생되는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개발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보험가입자의 정보를 모아 생애 주기별로 분석하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보험데이터마트' 구축 △소비자가 원하는 보험상품을 보험사가 적극 개발할 수 있도록 특정 질병의 입원, 수술, 간병 등 데이터 활용시스템 개편 △한국형 보험 인프라 개발·구축 지원 사업 대상국을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 △차량 블랙박스 사고 영상에서 속도와 방향을 공학적으로 분석해 고의사고를 찾아내는 등 보험금 누수방지 기여 등에 나설 예정이다.
허 원장은 “올해는 보험개발원이 초연결 시대의 보험산업 플랫폼으로 거듭나 보험산업은 물론 국가와 국민에 기여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