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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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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의 주무기는 해외’ 정상혁 신한은행장의 묘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0 05:45

은행 선전에 그룹 글로벌 순익 38%↑
베트남·일본법인 실적 1년새 2배 뛰어

올해 글로벌 순익 1조 돌파 기대감도
신한은행, 타행과 ‘초격차’ 입증

신한금융, 비은행비중 25%로 하락세
일회성요인 털고 실적 정상화 과제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신한은행을 '리딩뱅크' 반열에 올리며 리더십을 입증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해외법인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글로벌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이자이익에서 벗어나 '해외사업'이라는 강력한 필살기를 장착한 셈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작년 연간 당기순이익 3조695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5%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3조3564억원), KB국민은행(3조2518억원), 우리은행(3조394억원)과 순이익 격차를 확대하며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신한은행이 은행 순이익 1위를 차지한 것은 2018년 이후 6년 만이다.


글로벌부문 성과가 신한은행의 호실적을 견인했다. 신한은행이 국내뿐만 아니라 소위 해외에서도 '잘한다'는 포지션을 공고히 구축한 것이다. 실제 신한금융지주의 글로벌 순이익은 은행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38.1% 증가한 7589억원을 올렸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그룹 전체 실적에서 글로벌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9.8%에서 작년 말 현재 16.8%까지 상승했다.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4조5175억원) 가운데 16.8%를 해외에서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신한금융

▲신한금융그룹 글로벌 손익 비중 및 추이.

이 중 신한베트남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640억원, 일본법인인 SBJ은행의 순이익은 148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4%, 17% 증가한 수치다. 신한은행 해외점포 순이익에서 두 은행의 비중은 56%로 절반이 넘는다. 신한은행은 1993년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해 한국계 금융사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2009년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을 설립했다. 이후 2011년 신한비나은행, 2017년 ANZ은행 리테일부문을 인수하며 몸집을 키웠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2020년 1206억원에서 작년 말까지 2배 넘게 성장했다.


SBJ은행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SBJ은행은 신한은행이 100% 출자한 일본 현지법인으로, 2009년 9월 현지은행 면허를 취득했다. SBJ은행 순이익 역시 2020년 731억원에서 지난해 1486억원으로 2배 불었다.




이같은 기세라면 신한금융그룹의 글로벌 순이익 1조원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신한금융이 과거부터 꾸준히 해외사업에 투자한 결과물이 최근 들어 본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베트남은행이 처음부터 순이익을 잘 내던 곳은 아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거래가 늘고, 신한은행의 현지화 전략이 베트남 고객들에게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신한금융 해외법인의 성장에 속도가 붙은 점을 고려하면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에는 신한금융그룹 글로벌 손익 1조원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그룹사별 당기순이익 및 비은행부문 기여도 추이.

정 행장이 직원들에게 고객몰입과 내부통제 강화 등을 꾸준히 주문한 점도 타사와의 격차 확대로 이어졌다. 그 결과 정 행장은 2023년 2월 취임 이후 작년 말 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 2년의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아 2026년 12월 말까지 신한은행을 이끌게 됐다. 이와 동시에 정 행장은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며 시장에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피력했다. 정상혁 행장은 올해 초에도 자사주 2000주를 추가로 매입해 총 1만5551주의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신한은행의 선전과 별개로 신한금융그룹은 비은행 부문의 실적을 회복시키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신한금융의 비은행 비중은 2020년 41.7%에서 지난해 25.2%로 하락했다. 신한투자증권이 작년 3분기 파생상품 거래 손실 1357억원을 반영한데다 신한자산신탁, 신한캐피탈의 경우 부동산 업황 부진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부담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그러나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적립한데다 올해 특이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연간 실적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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