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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의 아미코젠②] CSO·이사회 의장 해임된 신용철 회장, 경영권에서 멀어져 간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0 13:13

신용철 회장, CSO 해임으로 재무적 타격 불가피
의장직 상실로 급감한 신 회장 경영 영향력 ‘확인’
주총 의장 권한도 소액주주 측, 신 회장 임총 부담↑

아미코젠이 창립 이래 가장 큰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 금곡PF, 비피도M&A 실패로 신임을 크게 잃은 신용철 회장 체제에 반기를 든 주주와 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그를 몰아내려 하고 있다. 오는 26일 이 전례 없는 도전이 성공한다면, 국내 경영권 분쟁사(史)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아미코젠의 격변 스토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주>



아미코젠

▲CI

신용철 회장이 아미코젠 이사회 의장에 이어 최고전략책임자(이하 CSO)에서 잇따라 해임됐다. 신 회장의 경영권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뿐만 아니라 오는 26일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주총 의장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다 보니 아미코젠에서 그의 입지는 향후 더욱 축소될 수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신용철 회장은 CSO 보직에서 해임됐다. 최고전략책임자(CSO, Chief Strategy Officer)는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발전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최고 책임자이다.


그의 보직 해임은 단순한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6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아미코젠이 적자이다 보니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 상황에서 신 회장에게 연봉은 주요 수익원이다.


그는 특히 금곡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 상당한 규모의 레버리지를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 CSO 보직 해임으로 인한 연봉 중단은 개인 현금흐름에 적잖이 타격을 줄 전망이다.




금곡PF는 부산시 북구 금곡동 1010번지 일원을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 5층에서 지상 19층에 이르는 건물을 지어 이곳을 지식산업단지와 주거단지로 활용하는 프로젝트다. 신 회장은 사업 주체인 금곡벤처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이사회 의장에서도 해임된 신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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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금감원 전자공시


그는 지난달 8일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해임됐다. 이사회 의장은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이끄는 수장으로, 이사회 회의를 소집하고 주관하는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에 임시주총을 소집하는 과정에서도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 임시주총 소집 공시가 같은 날 이뤄진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사회 의장 해임은 이사회 과반수가 찬성하거나 주총 특별결의가 통과될 때 가능하다. 아미코젠은 전자이기에 이사회 구성원 과반수가 신 회장에 반기를 들었다는 것을 시사한다. 신용철 대표와 박성규 사외이사의 해임 안건이 상정됐음을 고려했을 때 표쩌 대표이사, 윤영철·오덕근 이사가 한 편일 것으로 추정된다.


◇소액주주, 임시주총에서 한 층 유리해져

신 회장은 이사회를 장악하지 못했기에 임시 주주총회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사비 지출이 불가피해졌다. 이는 신 회장에게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한 주주총회 의장 자리도 신 회장에게 없다. 아미코젠 정관 26조에 따르면 아미코젠의 주총 의장은 대표이사다. 그런데 표쩌 대표는 신 회장에게 등을 돌린 상태로 추정된다.


주총 의장은 막강한 실권을 갖고 있다. 고려아연, KIB플러그에너지 등의 사례를 봐도 알 수 있다. 지난 1월에 있었던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의 손자회사인 SMC가 영풍의 지분 10.3%를 인수하며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 시킨 바 있다. 이를 최종 판단한 사람은 주총의장인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였다.


지난 12월 KIB플러그에너지 주총에서는 의장이 검사인과 법원 판결문을 뒤집기도 했다.


의결권 대리 행사의 적법 여부 등의 조사를 위해 법원으로부터 검사인으로 선임된 손범식 변호사는 “오픈아시아 및 엠스퀘어 등으로부터 의결권 대리 행사를 위임받은 주식 2711만주와 2192만4461주 속에는 울산지방법원의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결정에 따라 의결권이 제한된 3010만7809주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선기 이사 등의 이사 선임안이 부결되었다고 검사인이 발표했으나, 주총 의장인 허성호 전 대표는 의결권을 인정, 부결이 아닌 가결됐다고 판단하기도 했다.


경영권 분쟁에 상당히 정통한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의장은 승패를 바꿀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있다"면서 “지분율이 아무리 높아도 의장 지위가 없다면 패배할 수 있는 것이 K-주주총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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