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김기령

giryeong@ekn.kr

김기령기자 기사모음




부동산신탁사 4분기 실적 쇼크…증권사 자회사도 흔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2.18 15:23

부동산 경기 악화에 부동산신탁사 대규모 적자 기록

대신증권 자회사 대신자산신탁 4분기 251억원 적자

한투부동산신탁도 부채비율 168%…업계 최고 수준

아파트 건설 현장

▲아파트 건설 현장. photoAC

부동산 경기 회복 지연으로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의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다. 증권사를 모회사로 둔 신탁사도 실적 악화 흐름을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18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신탁사 14개사는 지난해 4분기 합산 기준 4055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실적 저하와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업외비용 발생 등으로 적자를 키워갔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도 전 분기 말 69.3%에서 80.9%로 상승했고 차입부채 규모 역시 직전 분기 대비 5000억원 가량 늘어난 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교보자산신탁의 영업 적자가 1426억원으로 가장 컸고 무궁화신탁도 850억원 적자로 뒤를 이었다. 당기순손실도 교보자산신탁이 1301억원, 무궁화신탁이 1033억원으로 가장 손실 규모가 컸다.


금융권 비은행계(증권사 계열) 신탁사들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긴 했지만 실적 악화를 기록했다. 대신증권, 신영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 등이 자회사로 두고 있는 부동산신탁사들도 일제히 실적 부진을 겪었다.


신탁사 지난해 4분기 실적

▲부동산신탁사 지난해 4분기 실적. 한국기업평가

대신증권의 100% 자회사인 대신자산신탁은 지난해 4분기 251억원의 영업적자, 22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냈다. 대신자산신탁은 연간 기준으로도 적자를 기록했다.




신탁계정대여금 증가에 따라 자금조달 규모가 늘어나면서 차입부채도 늘어났다. 이에 대신자산신탁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49%로 14개 신탁사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지난 2023년 3월 말 기준 1325.7%에서 774.4%로 급락하는 등 재무 안정성이 저하됐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한국투자부동산신탁도 실적이 낮아졌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적자는 면했으나 당기순손실은 1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부채비율이 168%로 무궁화신탁과 함께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부채비율이 100%를 상회하는 신탁사는 대신자산신탁과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을 포함해 무궁화신탁, 신한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kb부동산신탁 등 6곳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재무부담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영증권이 최대주주인 신영부동산신탁은 영업이익 31억원, 당기순이익 24억원으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금융계 신탁사는 독립계 신탁사에 비해 책임준공형 신탁 시 신용도가 높아 수주 실적이 좋은 편이지만 최근 건설 경기가 부진하면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책준형 신탁은 건설사가 약속한 기한 내에 공사를 마치지 못하면 일종의 보증을 선 신탁사가 금융비용 등 모든 책임을 떠안는 구조다. 건설경기가 위축되면서 책임준공을 지키지 못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면서 신탁사의 부실 위험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다.


김선주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 창출력이 약화된 만큼 향후 실적 대응력과 시장 지배력은 영업 네트워크와 수주 능력, 자본 여력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며 “신탁계정대 급증과 자산건정성 저하로 대손 비용 부담이 지소고디고 있고 차입 조달 증가로 부채비율도 상승하고 있어 각 신탁사별 신용도도 추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