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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AFP/연합)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문제와 결부된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의 광물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가 임박했다고 했지만 세부 사항을 놓고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에 이견이 드러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협상에 정통한 우크라이나의 한 관리를 인용해 “5000억달러(약 719조원) 규모의 광물을 달라는 미국의 요구사항에 우크라이나는 반발하고 있다"며고 보도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정부에 지금까지 지원한 대가로 5000억달러를 갚으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실제 지원 규모가 5배 가량 더 낮은 900억달러(약 129조원) 수준이라고 주장한다고 이 관리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향후 군사 및 재정 지원에 대한 미국의 확신이 부족한 점도 협상의 또다른 걸림돌"이라고 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미국 측이 제안한 합의문 초안에 의문의 요소가 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또한 승인할 준비가 안됐다"며 “협상을 마무리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초안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거라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의 전언도 보도됐다.
이 관계자는 AFP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초안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수정을 하면서 건설적 협의 내용을 추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협정 초안에 안보 보장이나 광물 투자에 관한 미국의 의무가 매우 모호하게 다뤄져 있다"며 “왜 우리가 5000억 달러에 달하는 광물을 왜 줘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 이것이 무슨 파트너십인가"라고 말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광물 협상은 종전 문제와 밀접하게 맞물려있다.
미국은 그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해온 무기 등의 대가로 5000억달러에 달하는 희토류 개발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공동 개발 제안을 받아들이되 러시아군의 위협으로부터 자국 안보를 지키도록 앞으로도 보장해 달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은 우크라니아와 광물 협상 체결이 임박했다고 했다. 그는 전날 백악관에서 광물 협상에 대해 “합의가 임박했다. 그들이 원하는 것 같다. (합의를 통해)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머물게 될 것이고 그들은 만족해한다"며 “우리는 돈을 돌려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미국 간 광물 합의안 초안이 작성되고 있다"며 “이번 합의는 양국 관계에 가치를 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안에 들어간 세부사항을 놓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견을 보였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광물 협상에 관한 합의가 진정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세부 사항을 바로잡는 것"이라며 “나는 정의로운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 자국 매체에 “정상회담을 조직하기 위한 일이 시작됐고 초기 단계에 있다"면서 “회담 성사를 위해서 가장 집중적인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는 “양국이 관계 정상화를 향해 나아갈 방안을 논의 중이며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위험하고 매우 심각한 상황들을 해결할 방법을 찾는 중"이라며 “향후 2주 내에 양국 특사가 만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양국 고위급 회담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러는 지난 12일 정상 간 전화 통화에서 즉각적으로 우크라이나 종전 논의를 개시하자고 합의한 이후 엿새 만인 이달 18일 장관급 회의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