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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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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실적’ SK하이닉스, 급여·배당 2배 뛰는데 연구개발비 상승은 ‘찔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05 14:17

별도 기준 연구개발 지출액 21%↑···‘노조 반발’ 급여는 3780억→7394억원
HDM 등 선전에 매출·이익 상승세 뚜렷···이사 보수 한도 하향 등 건전성 확보 노력

sk하이닉스 반도체 이미지

▲SK하이닉스 반도체 이미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임직원 급여와 주식 현금 배당액을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높게 책정하면서 연구개발비는 21%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등 선전에 힘입어 영업이익·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역대급 실적' 열매를 임직원·주주들과 우선 나눈 모양새다.


5일 SK하이닉스 별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55조7362억87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7조6400억원) 대비 2배 이상 뛴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21조3314억5200만원)과 순이익(17조6404억원)은 흑자 전환했다.


HBM을 포함한 D램 분야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 2023년 20조725억원 수준이던 D램 매출은 지난해 43조8595억원으로 급등했다. 낸드플래시 성적도 6조8982억원에서 11조3612억원으로 올랐다. 이익잉여금이 쌓이며 자본총계가 54조5183억원에서 71조2271억원으로 상승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과급 지급 등 여파로 작년 인건비는 2023년과 비교해 크게 증가했다. 3779억5300만원이었던 급여가 7394억3600만원으로 2배 가량 급등했다. 같은 기간 판매·관리비 전체 증가폭(1조8400억원→2조1941억원)의 대부분이 해당 분야에서 나왔다.


SK하이닉스는 작년 성과급 지급액을 두고 일부 노동조합들과 갈등을 겪었다. 초과이익성과급 1000%, 특별성과급 500%등 총 1500%의 인센티브를 현금으로 지급하고서도 추가 협상을 벌여야 했다. 회사 노조 3개는 연대를 통해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특별성과급 규모가 일방적으로 정해졌다"는 구호를 외쳤다. 사측은 결국 이와 별도로 임직원에게 자사주 30주씩을 추가 지급하기로 했다.




배당금 총액도 2배 가까이 불어났다. 적자를 냈던 2023년에도 현금배당을 8257억원어치 했는데 지난해는 1조5201억원으로 뛰었다. 배당성향은 8.62%다. 국내 자본시장에서 '밸류업 운동'이 본격화하며 이에 발맞춘 행보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HBM 등 첨단 기술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연구개발비 사용액은 예상치를 밑돌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회사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2023년 3조6298억원에서 4조4723억원으로 2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연결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4조1013억원에서 4조8541억원으로 많아져 증가폭이 더 작았다. SK하이닉스의 별도 기준 2022년 연구개발 총지출액은 4조221억원이다. 당시 회사 매출액은 37조8787억원, 영업이익은 7조6609억원이었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이사 보수 한도 하향 등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오는 27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곽노정 대표 재선임, 이사 보수 한도 20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5% 하향 등을 상정했다. 하영구 이사회 의장 임기가 만료돼 전체 이사 수가 10명에서 9명으로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한 결정으로 분석된다. 보수 한도가 200억원이었던 작년에도 실제 지급액은 약 43억원에 불과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실적에는 전분기 있었던 특별상여금 악영향이 사라지는 반면 낸드 부문에서는 재고자산 평가손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쟁사의 HBM 공급 부진에 따라 향후 SK하이닉스 실적은 업황 하락기에도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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