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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무책임한 자산매각 경영’이 홈플러스 붕괴 원인”…한국재무관리학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17 15:51

기업에 준하는 '사모펀드 규제장치' 없어, 홈플러스 사태 발생

MBK가 고려아연 인수할 경우, 국가경제 안보 위험성 매우 심각

국가핵심기술 보유한 고려아연 보호 시급… 정부와 국회 나서야

법 개정과 함께 '정부 가이드라인'을 통한 신속한 개입 필요

(왼쪽부터) 경희대 권재열 교수, 국민대 정무권 교수(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 연세대 신현한 교수, 세종대 강원 교수, 인천대 김윤경 교수 [사진=한

▲(왼쪽부터) 경희대 권재열 교수, 국민대 정무권 교수(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 연세대 신현한 교수, 세종대 강원 교수, 인천대 김윤경 교수 [사진=한국재무관리학회]

최근 기습적인 기업회생으로 여러 사회적 문제를 야기시킨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자산매각 경영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재무관리학회는 최근 서울 중구에서 '사모펀드 경영방식 문제점-MBK의 홈플러스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 사태의 원인을 분석하고,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에 따른 국가경제 안보 위험성을 진단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를 맡은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홈플러스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 원인은 '온라인 쇼핑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정부의 대형마트 규제로 인한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성 둔화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대규모 차입을 통한 인수가 진행됐다는 점'이다. 이어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4조원을 금융권 대출, 2조5000억원 블라인드 펀드, 7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으로 조달하는 등 '과도한 차입 구조'. △이어 부동산 매각과 임차보증금 유동화를 통한 단기적 현금 회수에 집중해 장기적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점과 △부동산 매각 후 임차 방식으로 인한 고정 비용 증가로 장기적 경쟁력이 약화된 점으로 분석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정무권 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국민대 경영대학 교수)는 “기업뿐만 아니라 자산운용기관이나 사모펀드에서도 ESG를 중요시한다. 사모펀드가 인수 목적으로 들어오는 경우에는 우리나라 기업이 인수하는 것에 준하는 국민적 정서와 규제를 따를 수 있도록 정책 당국이 관심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회장은 “사모펀드는 자구 노력도 하지 않고 나가버리는 반면, 기업들이 그런 행위를 하면 문제가 된다"며 “정책 당국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원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영업상 어려움이 없고 실적이 악화된 것도 아니고 국가 방위산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 있는 세계 1위 비철금속 기업을, 경영에 실패한 모회사가 갑자기 사모펀드를 불러와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것"이라면서 “만약 MBK가 경영권 인수에 성공하면, 종업원을 해고하고, 핵심기술과 시설을 중국으로 팔아 단기 차익을 노릴 것이 불보듯 뻔한데, 법적으로 손을 쓸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교수는 해결책으로 “법이나 시행령을 빨리 고쳐야 하지만, 당장 어렵다면 정부에서 가이드라인 같은 연성 규제를 내는 것"을 제안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가핵심기술에 대한 지정요건을 완화하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며 “요건을 완화하지 않으면 그 사이에 외국계 사모펀드 공격에 모두 넘어갈 수 있다. 핵심 기술 지정이 어렵게 되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기술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공격이 더 쉬워진다"고 말했다. 또한 사모펀드 관리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백서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프랑스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에 대한 백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여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가이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김윤경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물류학부 교수는 “MBK가 경영 전문성이 없다고 계속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MBK의 전문성은 금융 관련 전문성, 즉 어떻게 하면 투자 회수를 잘 할 수 있을까에 집중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과거 MBK가 홈플러스 리츠 상장을 시도했다가 상장 직전에 취소했다"면서 장기적인 기업 성장보다, 단기적 투자회수에 초점을 맞춘 MBK 경영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패널들은 특히 고려아연이 지닌 국가적 가치에 주목했다. 토론 배포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국내 비철금속 제련 능력의 78%를 차지하며,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공급량의 65%, 이차전지 전구체 생산의 40%를 담당하는 국가 핵심 인프라이다. 또한 미국 방위산업과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어, 고려아연이 미국에 공급하는 안티모니와 텔루륨의 생산 중단 시 F-35 전투기의 레이더 시스템 납기가 최대 18개월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정무권 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은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했듯이, 홈플러스 경영에 실패한 MBK가 국가기간산업인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필연적으로 발생할 국가경제 안보 위험성이 매우 심각하다"면서 “향후 다양한 정책제안과 소통활동을 통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이를 공론화해 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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