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태민

etm@ekn.kr

이태민기자 기사모음




카카오 노조, 사상 첫 파업 가능성…임단협 교착에 노사갈등 일촉즉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3.24 13:30

임단협 진척 없어…26일 주총장서 일괄결렬 선언 방침

지노위 조정 절차 밟을 듯…지난해 이어 올해도 장기화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따라 다음달 중 총파업 돌입 예정

‘다음’ 운영 콘텐츠CIC 분사·카카오VX 매각 놓고도 갈등

ㅁㅁ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이 19일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사옥 앞에서 포털 서비스 '다음'을 운영하는 콘텐츠 CIC 분사 반대 및 임단협 촉구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 참여한 직원들이 피켓팅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이태민 기자

카카오의 임금및단체협상(임단협)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안갯속에 빠질 전망이다. 현재 9개 법인의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내홍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과반 노동조합인 민주노총 산하 화섬식품산업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오는 26일 그룹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제주 스페이스닷원에서 포털 '다음(DAUM)'을 운영하는 콘텐츠 사내독립기업(CIC) 분사 반대 및 카카오 공동체 임단협 일괄결렬 피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19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아지트 사옥에서 열린 집회에서 사측이 성과급 교섭을 거부하면서 임금교섭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성과급 규모조차 공개하지 않고, 정보공개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급키도 했다는 주장이다.


연내 매각을 확정지은 카카오VX의 경우 추가 권고사직과 전 직원 연봉 동결을 통보했으며, 이후 논의는 없는 상태다. 올해 연봉 동결을 제시한 건 공동체 중 최초인데, 이후 추가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그동안 카카오는 판교테크노밸리에서 가장 먼저 임금교섭이 체결되는 기업이었는데, 지난해 이후 노사 협상 기조가 바뀌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노조는 지난 집회 당시 정기 주총 전까지 임단협을 마무리할 것을 촉구했으나, 이후에도 추가적인 대화나 진척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26일 이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임단협 조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후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 등 절차를 밟아 의견을 확인한 후, 단체행동에 나설 전망이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2018년 노조 설립 이후 사상 첫 쟁의행위가 된다.




노조 측은 “공동체 직원들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인 성과격려금 통보 거부, 낮은 보상 수준을 제시하고 있는 임협과 구성원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생각하지 않고 지지부진한 단협에 대해서도 일괄 결렬을 선언한다"며 “조합원 파업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찬성표가 더 많을 경우, 다음달 중 총파업 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도 진통을 겪었다. 임금협상에 대한 노사 입장차가 조율되지 않아 경기지노위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지며 노사갈등이 심화됐다. 지난해 11월 주1회 재택근무 등 내용이 담긴 잠정 합의안이 통과되며 일단락됐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연이은 분사·매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어지며 고용불안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노조는 오는 26일 카카오게임즈 정기 주총이 열리는 경기 성남시 카카오 AI캠퍼스에서 카카오VX 매각 반대 집회를 벌일 계획이다. 서승욱 지회장은 집회 직후 카카오 아지트 3층에 텐트를 설치하고 단식농성에 돌입한 상태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