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주 칼럼]관세 폭탄, 대한민국이 트럼프에 대처하는 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06 10:47

박원주 전 청와대 경제수석

박원주

▲박원주 전 청와대 경제수석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쏘아 올린 관세 폭탄이 드디어 터졌다. 2025년 4월 5일부로 모든 수입 대상국에 적용되는10%의 기본관세가 시행되었다. 9일부터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소위 '최악의 침해국'으로 분류된 60 여개국에 국가별 상호 관세가 발효된다. 우리나라가 적용 받게 되는 최종 관세율은 25%, 미국과 FTA가 체결된 국가중에선 최고 수준이다. 2012년 한미 FTA가 체결된 이후 양국간 교역 품목에 대한 관세는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한국이 비관세 장벽과 환율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무역 흑자를 유지해 왔다며, 한국이 사실상 미국에 대해 50%의 관세율을 유지해 왔지만 이중 절반만을 이번 관세율 계산에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에 부과했다는 50% 관세율의 계산 근거를 보면 좀 어이가 없다. 실제 우리나라의 비관세 장벽이 수출입에 미친 영향을 본 것도 아니고, 대한무역적자 총액을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총금액으로 나눈 것을 관세율이라고 보았다. 간단히 말해서 우리에게 미국을 상대로는 무역흑자를 내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이건 관세가 아니라 '흑자세(Trade Surplus Tax)'이다.


이렇게 해서 2012년 FTA 체결 이후 활발하게 성장해 온 한미간 교역은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에 더해서 18세기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이후 세계 인류가 유사 이래 가장 빠른 속도로 물질적 성장을 구가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의 역사와 상호신뢰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금이 갔다. 2차 세계대전 후 솔선해서 전 세계의 자유무역 질서를 만들고 지켜왔던 그 미국이 바로 그 파괴자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당장 미국이 직면한 어마어마한 재정적자와 누적부채, 미국 제조업벨트 근로자들의 일자리 등 지금까지 쌓여 온 많은 문제들을 생각해 보면 미국도 어쩔 수 없어서 이러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번 조치가 미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당장 미국 국민들은 관세로 인해서 높아진 수입 물가를 직면해야 한다. 관세가 직접 원인은 아니라지만 이미 계란값을 비롯한 필수 소비재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고통받는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수입 원자재를 생산에 투입하는 미국 기업들도 더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밖에 없고 이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진다. 비즈니스에 악영향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가도 큰 폭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가 하락은 미국 소비자들의 씀씀이를 더 위축시킬 것이고 기업들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일자리도 줄어들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과거 대공황 때처럼 교역 상대국들도 보복 관세로 대응한다면 전 세계가 심각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없다. 뻔한 스토리다. 트럼프도 바보가 아닌데 왜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일까?


자국민 상대 모종의 딜(Deal)을 건 트럼프


당장 드는 생각은 트럼프가 전 세계, 그리고 미국 국민들을 상대로 모종의 딜(Deal)을 걸고 있다는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필자의 예전 경험 한 자락을 꺼내 보려 한다. 1996년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부서 실무자였던 필자는 연 2조원 규모에 약간 못 미쳤던 에너지특별회계 예산의 편성을 맡게 되었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생각해 보면 적지 않은 돈인데, 늘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사업이라서 그런지 업무를 맡게 된 첫 주 필자에게 와서 자기 사업예산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와 달라 해도 다들 바쁘다며 소식이 없었다. 사업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세출과 세입의 아귀도 맞추어야 하는데 아무도 올 생각을 하지 않으니 협상도 불가능. 답답할 지경이었다. 생각 끝에 각 기관에 통보했다. 세입 여건이 좋지 않아 다음해 각 기관의 사업비 예산을 일률적으로 절반씩 삭감하겠노라고. 다음 날 아침, 일요일이었는데, 출근하면서 보니 필자가 일하는 사무실 바깥 복도까지 사람들이 가득 늘어서 있었다. 사무실 안쪽으로도 필자의 책상앞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모두 자기 기관의 예산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반을 삭감하면 어떤 큰 일이 나는지 절절하게 설명하러 온 분들이었다. 의도치 않았던 갑질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없진 않았지만 덕분에 몇 주만에 깔끔하게 차년도 예산편성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증액 요구를 거절 당했어도 감액 안 된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다들 안심하는 분위기라 고객 만족도가 의외로 높았다는 것은 덤이었다. 일대다의 협상에서 막무가내 전략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트럼프는 이번에 막무가내식 관세 폭탄을 던져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관세를 많이 거둬 재정을 충실하게 해서 미국인들이 내는 세금을 줄여준다는 거지만 계속 이러다가는 다 망할 거라는 걸 트럼프도 잘 알고 있으니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외국인 투자다.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영토에 공장을 짓고 근로자들을 고용해서 생산 활동을 하면 된다. 우리 반도체 기업과 2차전지 업체들이 미국에 투자했고 이번에는 자동차 업체도 미국 투자를 약속했다.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가 없는 게 당연한데 자동차 생산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No Tariff'라며 생색내듯 말하는 트럼프의 모습이 참 '거시기'했다. 트럼프는 이렇게 해서 외국의 고부가가치 산업과 일자리를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가져오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다음으로는 미국산 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를 늘리고자 하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예의 '상호 관세'를 때려 맞지 않으려면 흑자가 최소화될 필요가 있고 그러려면 미국에서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해야 한다. 늘어난 수요는 미국 국내에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고, 경제 활동이 늘면 세금도 늘어날 것이니 일석이조처럼 보이기는 한다. 또 하나는 미국의 많은 국제관계 이슈를 푸는 것이다. 멕시코 등으로부터의 고질적인 불법이민과 국경경비 문제, 중국에서 대량으로 밀반입되는 신종마약 펜타닐, 우방국들과의 군사비 분담 문제, 우크라이나나 중동 등의 국제 분쟁, 중국의 반도체 굴기, 그린란드의 희토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미국의 버킷 리스트들을 이거 한방으로 해결하려는 속셈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트럼프와 미국이 얻고자 하는 것은


미국인들에게 트럼프는 무엇을 원하는 것일까? 기축통화 발행국인 미국은 달러만 찍어내도 전 세계가 상품을 만들어서 보내는 나라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풍요롭고 물가가 저렴한 나라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미국의 고질적인 무역 적자는 이러한 발권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트럼프의 관세전쟁은 기축 통화국 미국의 위상을 현저하게 떨어뜨릴 것이다. 달러에 대한 수요가 엔이나 위안, 심지어는 금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앞으로 미국인들은 더 비싼 물가를 감수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더 싼 임금으로 일해야 할 것이다. 누적된 재정적자의 큰 원인으로 방만한 사회보장지출을 꼽고 있는 트럼프라면 국민들이 놀고 먹는 것을 그대로 둘 생각도 없을 것이다. 미국인들은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 온 트럼프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예측불가능성'이다. 그는 정치인이기 이전에 부동산 기업인이었고 리얼리티쇼의 쇼호스트이기도 했다. 연간 매출액 6,000만 달러 이상인 트럼프 브랜드의 주인이며 세계 도처에 골프장을 소유한 스포츠 재벌이기도 하다. 요컨데 그는 평생을 딜과 배팅을 통해 성장한 승부사이다. 지금의 관세폭탄 또한 세계를 상대로 한 그의 승부수이며 그는 목적을 이룰 때까지 사방에 관세의 깃발을 휘둘러 댈 것이다.


트럼프발 관세폭탄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2024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1,280억 달러 수준으로 전체 수출의 18.7%에 달했다. 최대 수출 대상국인 중국에 버금가는 규모이며, 무역수지는 557억 달러 흑자로 우리 전체 흑자보다도 컸다. 이처럼 우리의 거대 무역 파트너인 미국의 시장 문이 닫힌다면 우리 경제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의 수출 규모가 뭉터기로 깍여 나갈 것이고, 납품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이어질 것이다. 기업 생태계가 위축되면 그 여파는 내수시장으로 이어져 서민과 소상공인의 삶에도 큰 주름이 잡힐 것이다. 일자리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전 세계를 상대로 한 미국의 관세 전쟁이 무역 상대국들의 보복으로 비화되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가 초래된다면 미국 시장만이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우리 수출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다. 작은 개방경제에 불과한 우리로서는 그저 트럼프가 빨리 원하는 것을 이루고 이 광기의 행진을 멈추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도 기회는 있다


트럼프는 동맹과 적을 가리지 않고, 친한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를 구별하지도 않는다. 그에게 무역 상대국은 돈을 의미할 뿐이다. 우리나라가 어려운 만큼 우리 경쟁국들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을 맞춰줄 수 있다면 어느 나라든 그의 공격의 사각(안전지대)에 머무를 수 있다.


트럼프가 적과 아군을 구별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적아를 구별할 것을 요구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우리가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사실상 단절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해외직접제품규칙(FDPR)을 통해 전략 물자가 아닌 상품이라도 미국 기술이 포함되어 있으면 러시아에 수출하지 못하게 했고, 러시아에서 운영중이던 우리 자동차, 반도체 기업들도 철수해야 했다. 러시아 발주로 짓고 있던 선박들의 인도에도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외에 중국 내에서 우리 기업들의 반도체 투자, 북한과의 경제 협력 등 많은 잠재적 비즈니스 기회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주도하는 가치동맹의 틀 안에서 심각하게 제약되었다. 반면 트럼프의 미국은 자기가 앞장서서 이러한 국가들과의 협상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의 위기 속에서 미국이 저러고 있다면 우리도 새로운 경제협력의 프론티어를 개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트럼프의 미국은 WTO 상소기구의 위원 임명을 지금까지도 거부하고 있다. 사실상 미국의 부당무역행위에 대한 국제기구의 중재와 판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자유무역체제의 요람속에서 성장한 우리에게는 뼈아픈 일이지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사소한 자유무역으로부터의 일탈이나 중상주의적인 산업정책이 어느 정도는 묵인되는 시대가 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유효한 산업정책의 공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더해서, 트럼프가 멋대로 관세 폭탄을 던져댈 수 있는 '별의 시간'이 그렇게 길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칼질은 세계시장 만큼이나 미국 경제에도 큰 상처를 내고 있고 결국 언젠가는 그 부작용이 이익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진 카드중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지켜야 할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해야 할 일은 발상의 전환이다. 미국은 우리의 비관세 장벽에 대해 핏대를 올리고 있지만, 사실상 우리 비관세 장벽이 수출입 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제한적이다. 미국산 소고기나 쌀 수입에 대한 규제는 사실상 이를 풀어도 수입 규모가 크게 늘어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쌀 소비량 자체가 크게 줄고 있고, 소고기 월령제한을 푼다 해서 지금보다 미국산 소고기를 더 소비하기는 쉽지 않다. 지금의 규제는 경제적인 것보다는 농민과 축산농가의 우려를 신경쓰는 정무적인 제스쳐에 가깝다. 한중 FTA 등 여타 양자 무역협상에서도 국내 농어민들의 피해를 우려하여 각종 기금들을 만들었지만 제대로 집행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이제는 업종을 보호하는 것보다는 그 업종에 속한 사람을 보호하는 쪽으로 초점을 옮길 때가 되었다. 미국이 원하는 대로 시장을 열어주고 그 업종에서 피해보는 국민들에겐 충분한 소득 보전을 해준다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문제를 풀 수 있다. 쓸데없이 행정력을 낭비하고 피해 업종의 국민들에게는 보상도 못해 주면서 무역 상대국으로부터는 대단한 보호무역조치라도 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것이 더 손해다. 차제에 무의미한 비관세 장벽들을 정비하고 털어내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신경 쓴다면,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것을 구매하면 될 일이다. WTO가 제 역할을 하던 때에는 정부 보조금을 통해 교역상대방을 바꾸는 정책이 금기시되었다. 우리의 석유 도입선 전환 보조금이 여러 차례 문제되었던 것도 그런 이유였다. 지금은 그런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외 국가로부터 도입하고 있는 에너지, 원자재, 첨단기술 제품 등을 조금 멀더라도 미국에서 사 오게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약간의 물류비 보조만으로도 도입선 전환의 유인은 충분하다. 사실상 우리 정부가 미 국민들의 생산단가를 보조해 주는 셈이지만 그렇게 해서 관세율 산정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면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다.


미국외 교역국들과의 협력강화에 주력


미국 이외 교역 상대국들과의 협력을 지금보다 더 심화시켜야 한다. 이번 트럼프 사태의 가장 큰 교훈은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눠 담아야 한다는 것. 우리는 지금까지 중국, 미국 등 특정 시장을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수출의 볼륨을 키워왔다. 들이는 노력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난 시장접근 방법이긴 했지만 위험도 적지 않았다. 중국의 한한령 등 해당 국가의 변심만으로도 우리 수출의 규모가 널뛰기를 하는 불안정성을 피할 수 없었다. 당장은 미국 시장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다 해야겠지만 미국 이외의 다양한 시장으로 교역의 폭과 깊이를 키우는 노력이 시급하다.


그 한 갈래로서 우리 이웃 국가들, 일본, 중국, 러시아, 동남아 등과의 경제적 상호의존성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데 지금은 잇몸이 서로 깨무는 모양새라 역내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게 사실상 어렵다. 산업협력과 시장 개방을 매개로 동아시아 지역 내에서 새로운 부가가치의 기회를 확산시키는 것이 위기에 대항할 수 있는 유효한 처방이다. 지금 트럼프가 지향하고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고립주의에 가깝다. 미국 시장은 앞으로 점차 닫혀갈 것이고 그 시장 잠재력도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시장을 다각적으로 준비해 두지 않는다면 우리 위기는 단순한 위협이 아닌 파국이 될 것이다.


첨단산업의 대외 이전에 대해서는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들의 수출 시장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생산 거점을 두는 전략은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에 투자한 한국 자동차업체의 제품이 제 3의 시장에서 국내 수출품과 경합하는 구도는 최대한 피해야 한다. 우리 일자리를 미국에 줄 수는 없지 않나? 트럼프가 그토록 원하는 첨단 산업의 미국 투자는 미국 내수용으로 묶어 두는 것이 우리의 생존 전략이 되어야 한다.


글로벌 무역 규제 염두...전략적 전개 필요


반면, 트럼프의 억지에도 불구하고 미국 시장에 묶어 놓을 수 없는 AI, IT, 플랫폼 등 글로벌 네트워크와 빅데이터를 지향하는 산업의 경우 적극적인 미국 진출을 통해 더 큰 시장의 이익을 최대한 누리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도 부합할 것이다.


우리 산업의 주력을 이루어 왔던 중후장대 에너지다소비형 제조업에 대해서는 기후위기, ESG 시대의 글로벌 무역 규제를 염두에 둔 전략적 전개가 필요하다. 최첨단의 친환경 생산인프라는 최대한 국내로 유치하되 과다한 탄소컨텐츠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분야나 설비의 경우 우리보다 저렴한 재생에너지 대안이 풍부하고 기후 변화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트럼프 2.0 시대의 미국을 새로운 비즈니스 무대로 삼는 것도 생각해 볼 만 할 것이다.


14세기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흑사병이 유럽 전역으로 번지면서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희생되었다. 흑사병에 버틸 수 있는 강건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살아 남았지만 그렇지 못한 이들은 사멸을 피할 수 없었다. 트럼프가 시작한 21세기 관세전쟁은 각국 경제의 건실함과 복원력을 시험하는 또 하나의 흑사병이 될 지도 모른다. 강건하게 버티고 살아 남는다면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올 것이다. 'Perish or Live & prosper'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 될까?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