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2월 말 대비 1조4000억원 많은 1145조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늘었다. 증가 폭은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단 연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등에 따라 주택 거래가 늘었는데, 2분기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여 가계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2월 말 대비 1조4000억원 많은 1145조원으로 나타났다. 증가 폭은 지난 2월 3조2000억원에서 전월 1조4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909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2000억원 늘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234조2000억원으로, 9000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주담대는 지난해 말과 연초의 주택거래 둔화, 신학기 이사 수요 해소 등의 영향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향후 흐름과 관련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 2∼3월 주택거래가 늘어난 영향은 2분기에 집중 반영될 것"이라며 “금융 여건 완화, 주택가격 상승 기대 재부각,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 둔화,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을 비롯한 정부 대책 효과 등 상·하방 요인이 혼재하고 있어 향후 가계대출 흐름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은행 가계대출.(자료=힌국은행)
지난달 은행의 기업대출은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조1000억원 줄었다. 올해 들어 1월에 7조8000억원, 2월에 3조5000억원 늘어난 후 감소세로 바뀌었다. 3월 기준 기업대출이 전월보다 감소한 것은 2005년 3월(-1조2000억원)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 대출이 7000억원, 중소기업 대출이 1조4000억원 각각 줄었다. 한은은 대기업 대출의 경우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대출 수요 둔화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의 신용리스크 관리 강화, 부실채권 매·상각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햇다.
수신(예금) 또한 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는데, 증가 폭은 감소했다. 3월 은행 수신 잔액은 2438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3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은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법인자금 유입 등으로 31조4000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은 은행의 자금조달 유인 약화, 지방자치단체 재정집행 자금 인출 등으로 12조6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향후 가계대출 관리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 기획재정부, 한은, 은행연합회 등이 모여 진행한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가계대출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3월 부동산 규제 재시행 이전 활발히 이뤄진 주택거래는 다소 시차를 두고 가계부채 통계에 반영되는 만큼 4월 이후가 향후 가계대출 관리에 있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지 여부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과 면밀히 살펴보고, 금융권과 함께 지역별 가계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