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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집사? 반려로봇? 삼성전자 新가전 ‘볼리’ 출시 임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3 10:36

구글 AI ‘제미나이’ 탑재해 대화 상호작용 고도화
마케팅 포인트 ·‘AI’·‘로봇’ 이미지 앞세울 듯
“관건은 가격···경쟁사도 삼성 동향 예의주시”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삼성전자 부스에서 모델이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삼성전자 부스에서 모델이 '볼리'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만든 인공지능(AI) 기반 신(新)가전 '볼리(Ballie)'의 국내 출격이 임박했다. 이미 각종 전시회나 주주총회 현장에서 소비자들과 상견례를 마친 가운데 업체 측은 판매 가격과 정확한 출시 일정을 조율하며 막판 담금질 작업에 한창이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형태 제품인 만큼 삼성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잡을지 관심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5' 행사에서 삼성전자와 협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상반기 출시 예정인 볼리에 자사 생성형 AI '제미나이'가 탑재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날 행사에서 제미나이를 포함해 진화한 AI 관련 기술력을 다수 선보였다. 최신 생성형 AI를 품은 볼리는 대화 상호작용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들은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볼리의 운영체제(OS)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타이젠으로 정해졌다. 기존 TV나 모니터 등에 주로 사용되던 기술이다. 회사가 판매하는 다른 기기와 연결성, '삼성 녹스'를 활용한 보안 기능 등을 감안해 해당 OS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볼리의 윤곽을 처음 공개한 뒤 수년간 연구개발(R&D)에 집중해왔다. 초반에는 하드웨어에 집중했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며 제품 개발 방향성을 수차례 수정했다. 올해 초 'CES 2025' 행사장과 제56기 정기주주총회 현장에서는 시연 영상이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볼리는 AI로 사용자 생활 패턴을 학습해 만족도 높은 편의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객과 대화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창의적인 볼거리·즐길거리를 찾아줄 것으로 보인다. 블루투스 스피커, 빔프로젝터를 비롯한 다양한 가전을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출시 시기는 6월이 유력하다. 복수의 외신들은 '볼리가 여름에 나온다'며 6~7월을 주목해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TV 신제품 출시 행사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볼리 하드웨어 개발이 어느 정도 완성돼 이용자 서비스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며 “곧 좋은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볼리의 마케팅 포인트를 수립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소비자 관심도가 워낙 높아 흥행을 기대하면서도 국내외 시장 확장성을 고려해 '최적의 수식어'를 찾고 있는 것이다.


볼리 이미지는 당초 '로봇개', '반려로봇' 등이 부각됐지만 AI시대가 본격화하며 무게추가 'AI'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회사 역시 작년까지 볼리에 '든든한 집사', '살뜰한 돌봄이', '즐거운 파트너' 등 다양한 별명을 붙였다. 최근 들어서는 '홈 AI 컴패니언 로봇'이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컴패니언(Companion, 동반자)이라는 단어의 친밀도가 다소 떨어지는 만큼 삼성전자가 'AI 로봇집사', 'AI 반려로봇' 등 간결한 수식어를 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볼리 흥행의 열쇠는 가격이 쥐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소유욕은 자극하면서도 생활에 꼭 필요한 가전이 아니라는 단점을 극복할 수준을 정하는 게 업체 측 숙제다. 시장에서는 '수백만원대'라는 예측 정도가 나오고 있는 상태다. 경쟁사들 역시 삼성전자의 가격 정책을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LG전자 역시 AI 기능을 접목한 가정용 로봇 신제품을 연내 출시할 방침이다. LG전자는 구글 대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협업 대상으로 삼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10여년 전 인기를 끌던 AI 스피커 등 교체주기가 다가오고 있어 (볼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은 높을 것"이라며 “흥행 성공을 위한 관건은 결국 가격"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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