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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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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게임 성공방정식’…엔씨·카카오게임즈가 주목한 태국 시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3 10:00

태국서 잇달아 글로벌 출시 쇼케이스
성장성·소비력 갖춘 신흥 시장에 눈길

엔씨소프트가 최근 태국에서 '리니지2M' 론칭 쇼케이스를 열었다.

▲엔씨소프트가 최근 태국에서 '리니지2M' 론칭 쇼케이스를 열었다.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급성장 중인 태국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남아시아 게임 시장의 중심지로 떠오른 태국은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갖춘 '핫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포화된 국내 시장을 벗어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으려는 게임업계의 해외 진출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오딘'·'리니지2M', 태국을 전략 거점으로 삼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최근 잇달아 태국 현지에서 글로벌 출시 쇼케이스를 열며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엔씨와 카겜은 각각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과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의 글로벌 론칭을 앞두고 태국을 주요 무대로 삼았다.


오딘은 오는 29일 글로벌 시장 전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되며, 리니지2M은 오는 5월 20일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두 게임 모두 첫 글로벌 행보를 태국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전략적 거점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겜은 쇼케이스 현장에서 사전 등록과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공개하고, 현장 참석자에게 오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현지 이용자와의 접점을 적극 강화했다.


엔씨는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비중을 높여 이용자 부담을 줄이고, 혈맹 시스템 강화를 위한 '혈맹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맞춤형 이벤트를 선보이며 현지화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단순한 출시를 넘어 이용자 경험을 기반으로 한 현지 전략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진일보한 접근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태국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쇼케이스를 열었다.

▲카카오게임즈는 최근 태국에서 '오딘: 발할라 라이징' 쇼케이스를 열었다.

◇ 빠르게 크는 태국 게임 시장…동남아의 핵심 허브

이 같은 움직임은 태국 게임 시장의 빠른 성장세와 무관하지 않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태국 게임 시장 규모는 2018년 7억3460만달러(약 1조749억원)에서 2027년 14억4637만 달러(약 2조1160억원)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과 5세대 이동통신(5G)의 빠른 보급, 젊은 인구층의 높은 게임 이용률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특히 태국 게이머의 높은 소비 성향은 국내 게임사에게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해외 시장의 한국 게임 이용자 조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태국 이용자의 한국 게임 월 평균 지출 금액은 PC 40.7달러, 모바일 37.7달러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높았다. MMORPG와 역할수행게임(RPG)에 대한 선호도도 뚜렷해, 엔씨와 카겜의 주력 장르와의 궁합도 높다.


◇ 성공 선례 잇는 엔씨·카겜…'기회의 땅' 될까

업계에선 국내 게임 시장의 성장세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주요 게임사들이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실적 반등을 꾀하는 흐름이다. 특히 그라비티, 컴투스 등이 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만큼, 엔씨와 카겜도 후속 주자로서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라비티의 북미 지사 그라비티 인터랙티브(GVI)가 지난 2월 태국에 선보인 MMORPG '라그나로크M: 클래식'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 매출 2위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컴투스 역시 지난 1월 대표 지식재산권(IP) '서머너즈 워'를 기반으로 한 방치형 RPG '서머너즈 워: 러쉬'를 태국에 선출시해, 애플 앱스토어 전체 게임 인기 4위, 전략 게임 부문 1위를 기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전체 8위, RPG 부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엔씨와 카겜 모두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태국 시장은 반등의 발판이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동남아 자체가 전 세계에서 잠재력이 높은 시장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업계는 특히 태국에 주목하고 있다"며 “무선 네트워크 인프라와 스마트폰 보급 확산 덕에 모바일 게임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빠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씨와 카겜이) 태국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한 것도 해당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봤기 때문일 것"이라며 “국내 시장은 포화 상태이고, 미국이나 중화권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태국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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