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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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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지난해 한국서 9000억 벌어 법인세 39억 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4 15:11

‘멤버십 구매 대가’ 명목에 7324억원 지출 영향

본사 영업이익률 30%·국내 영업이익률은 1.9%

OTT 시장 장악력 급증… 사회공헌활동 ‘0’ 수준

관세전쟁·정치혼란 등 빅테크 ‘꼼수’ 대비책 요원

넷플릭스 홈페이지 이미지.

▲넷플릭스 홈페이지 이미지.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9000억원 가량을 벌면서 법인세는 39억원만 낸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 대부분을 미국에 '멤버십 대가' 명목으로 보내 영업이익률이 1.9%에 머무른 탓이다. 본사 영업이익률이 3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에서만 세금 회피 목적으로 매출원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 작년 매출액은 8996억6538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8233억4278만원) 대비 9.3% 성장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0억5208만원에서 173억8075만원으로 44.2% 뛰었다.


호실적의 배경은 구독자 증가다. 매출액의 99.8%(8982억7932만원)가 구독 멤버십 재판매 수익에서 나왔다. 계정공유 금지 정책을 시행한 이후 '흑백요리사' '오징어 게임 2' 등 주요 작품이 흥행에 성공하며 이용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서비스를 많이 팔았지만 남는 게 거의 없었다. 영업이익률이 1.9%에 머물렀다. 매출원가가 7673억9220만원으로 지나치게 높은 탓이다. 매출원가율은 85%를 넘는다. 특수관계인인 미국 본사(Netflix, Inc.)에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 명목으로 7323억8194만원을 쐈다. 이밖에 종업원급여(242억533만원)가 18% 늘어며 판매·관리비(354억1915만원) 지출이 67억6435만원 많아지긴 했지만 마케팅 비용(794억7328만원)을 30억원 가량 줄여 이를 상쇄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41억2496만원이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지난해 경영 실적.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지난해 경영 실적.

문제는 이익이 줄며 법인세 지출액도 쪼그라들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코리아가 지난해 한국에 낸 세금은 39억3087만원이다. 2023년(36억1754만원)과 비교해 8.6% 늘었지만 매출액을 감안하면 초라한 숫자다. 본사 배당금은 법인세의 2배가 넘는 95억원이었다.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은 감사보고서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아 0원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넷플릭스코리아가 세금 회피를 위해 영업이익률을 일부러 1%대까지 낮추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비스 기업 특성상 마진율이 높은 구조를 지녔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내 영향력도 가장 강력한데 매출원가를 지나치게 사용하고 있다는 논리다. 실제 최근 2년간 넷플릭스 미국 본사 영업이익률은 매분기 30% 안팎을 기록 중이다.


넷플릭스코리아를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법인 회계 투명성 관련 지적은 수년째 나오고 있다. 다만 당장 해법을 마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국내 정치 환경이 아직 불안한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를 무기로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넷플릭스가 SK텔레콤·KT 등 국내 기업에 내는 망 사용료도 '무역장벽'으로 지목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매출원가 책정 논란 관련 “당사는 유통계약에 따라 본사를 대신해 넷플릭스 서비스에 대한 구독 멤버십을 재판매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해당 협의에 따라 서비스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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