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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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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폐업 하려고 보니…테이블오더 위약금 ‘폭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19 15:15

일부 테이블오더 업체, 캐피털사 끼고 계약
중도 해지 시 위약금 ‘폭탄’…“이게 맞나”

내수 부진에 외식 소비도 줄여…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음식 메뉴판. 사진=연합뉴스

자영업 대표 업종인 음식점업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 상승의 대응책으로 여겨졌던 무인 주문기기 '테이블오더'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영업난으로 막상 폐업을 하려고 해도, 렌탈 방식으로 이용했던 테이블오더의 높은 위약금 탓에 폐업조차 어렵다는 지적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음식점업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폐업 시 지불하는 '테이블오더'의 높은 위약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테이블오더 업체 계약 시 캐피털사와 매출채권양수도 계약을 맺도록 하고 있는데, 이 경우 중도 해지 위약금이 상당하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A씨는 “가게 폐업으로 설치한 지 반년밖에 안된 '테이블오더' 계약을 해지해야할 것 같은데 위약금이 너무 커서 걱정"이라며 “양도를 하면 된다고 하지만, 최근 폐업하는 음식점이 많아서인지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소상공인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테이블오더 위약금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한 자영업자는 “폐업으로 테이블오더를 해지하려고 보니, 캐피털사와 연계돼 있는 상황이라 더 골치가 아프게 됐다"며 한탄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는 “결제와 정산을 대행하는 PG사 제품을 썼다가 위약금으로 1400만원을 지불한 사례를 봤다"면서 “계약 시 캐피털사를 끼고 있는 업체를 쓰면 신용도 하락 위험이 있으니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테이블오더는 식당에서 자리에 설치된 태블릿을 통해 손님이 직접 메뉴를 고르고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여러 업종 중에서도 음식점업에서 테이블오더 사용이 많은 편으로, 가게에 따라 기기를 아예 구매해 사용하는 경우가 있고, 렌탈 형식으로 대여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키오스크 관련 조사에서 테이블오더 기기 구입 시 드는 평균 구입비용은 대당 약 133만원, 대여해 사용하는 경우 월 평균 대당 19만원 수준이다. 여기에 월평균 대당 유지비용으로 6600원이 추가로 들어간다. 업체 당 사용하는 평균 기기 수는 테이블형 11.8대 정도로 조사됐다.


문제는 일부 테이블오더 업체가 저렴한 비용을 내세우며 캐피털사와 매출채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도록 동의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초기 비용이 저렴한 곳을 찾아 계약을 맺은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중도 해지 시 높은 위약금을 물어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최근 내수부진 장기화로 음식점업 폐업이 속출하면서 테이블오더 위약금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손성원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구매 비용보다도 훨씬 큰 위약금이라면 정상적인 계약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 계약 자체에 위법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익명신고센터가 있는데, 여기에 계약서를 올려 공정위 쪽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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