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트럼프 관세의 득실과 협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22 10:53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구기보

▲구기보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 교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줄곧 관세 폭탄을 퍼부으면서 세계 각국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WTO와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상호 시장을 개방하고 무역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던 시대가 끝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만연해지고 있다. 심지어 자유무역주의가 쇠퇴하고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여 1930년 대공황 직전으로 회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중심의 무역 질서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큰 흐름에 주목할 여유도 없이 계속해서 터져나오는 트럼프의 관세 폭탄에 대비하느라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트럼프 정부는 품목별 관세, 보편관세, 상호관세 등 다양한 종류의 관세 부과를 계속해서 발표하였다. 과연 어느 나라(지역)가 미국의 우방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캐나다, 멕시코에서 시작하여 EU, 한국, 일본 등에 대해서도 가혹한 관세를 부과하였다. 이들 국가의 주력 수출품인 철강,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였으며, 향후 반도체, 바이오 등 그 동안 관세에서 제외한 품목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 4월 2일 트럼프 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는 전 세계 주식시장을 패닉 상태로 만들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어 별로 높은 관세를 부과하지 않으리라 기대했던 우리나라도 예상보다 높은 25% 관세 부과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일찍부터 미국과 정상회담, 기업인의 투자 약속 등을 통해 낮은 관세를 기대했던 일본도 24%라는 관세에 충격을 받았다.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개도국도 30~40%대의 상호관세에 경악하였다. 베트남은 서둘러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0%로 낮추겠다고 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상호관세는 지난 4월 9일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보편관세 10%만 부과하겠다고 하면서 각국은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미중 갈등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첨예하게 대립하는 국면으로 가고 있다. 미국의 34% 상호관세에 대해 중국이 같은 수준의 대응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은 50%를 추가하고 중국도 50%를 추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트럼트 정부는 21% 관세를 추가하여 기존 관세율과 펜타닐 관련 관세 20%를 포함하여 최종 145%(후에 245%로 수정)의 관세를 부과하였다. 결국 트럼프는 관세 전쟁 중에 우군을 확보하면서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 승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에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가져다주고 있다. 품목별 관세는 미국에 수출하는 경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하다. 보편관세를 포함한 상호관세는 더 높은 관세가 부과된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한 측면이 없지 않으나 미국 로컬 기업에 비해 우리나라에 불리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중국에 245%의 가공할만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한 것은 우리나라가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품목에서 미국 내 점유율을 확대할 기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이 제3국에서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다. 3개월 유예기간에 미국과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를 최대한 낮추어야 할 것이다. 관세율을 낮추면서 지나치게 내어주지 않도록 관세율 인하와 양보안 사이에서 득실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너무 서두르다 졸속 합의에 이르지 않도록 다른 국가들의 협상 결과를 지켜보며 여러 차례 회담을 통해 최종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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