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여헌우

yes@ekn.kr

여헌우기자 기사모음




PC·TV 경계 허문다… 삼성·LG ‘모니터 전쟁’ 전선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4.22 15:17

‘이동형 TV’ 콘셉트 모니터 제품 경쟁

삼성 ‘무빙스타일’ vs LG ‘스윙’ 맞불

게이밍 제품도 세계 시장서 정면승부

TCL 등 中 기업 공세에 대응 포석도

고객이 삼성전자 스마트모니터에 무빙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고객들이 삼성전자 스마트모니터에 무빙 스탠드를 결합한 '무빙스타일'을 활용해 다양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삼성·LG전자의 '모니터 전쟁' 전선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이동형 제품' 시장에서 정면승부를 펼치는 동시에 게이밍 모니터 분야에서도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PC·TV 경계를 허물며 제품 판매처를 확장하는 동시에 '저가 TV'를 앞세운 중국 브랜드 공세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LG 스마트모니터 스윙'을 오는 24일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2021년부터 판매 중인 이동형 TV 'LG 스탠바이미'와 비교해 '모니터' 이미지를 강화한 제품이다.


LG전자는 신제품에 화면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모니터암(Monitor Arm)' 디자인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모니터 높낮이와 각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스탠드에는 바퀴가 달려 있어 이동도 가능하다.


LG 스마트모니터 스윙은 대각선 길이가 약 80cm인 32형으로 4K UHD(3840x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회사의 독자 스마트TV 플랫폼인 'webOS'도 탑재했다. PC와 TV 기능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정 뿐 아니라 오피스 등 업무용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업체 측은 기대하고 있다.


LG전자가 24일 국내에 공식 출시하는 'LG 스마트모니터 스윙' 제품 이미지.

▲LG전자가 24일 국내에 공식 출시하는 'LG 스마트모니터 스윙' 제품 이미지.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 '무빙스타일'을 견제하는 목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은 것으로 본다. 무빙스타일은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 모니터 전체 판매 5대 중 4대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이 처음 나온 2023년과 비교하면 판매 비중이 5배 이상 급증해 '대세'로 떠올랐다. 어디에서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 1인 가구나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 선호도가 높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무빙스타일을 '스마트 모니터에 무빙스탠드를 결합한 제품'이라고 홍보해왔다. M8·M7·M5 등 다양한 모델 및 43·32·27형 등 여러 사이즈와 결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LG전자 스탠바이미가 '이동형 TV' 시장을 선점하자 이를 극복할 마케팅 포인트로 '모니터'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는 반대로 LG전자가 도전장을 내밀며 '모니터 전쟁' 전선을 넓히고 있는 셈이다.


양사는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에서도 격돌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디세이 아크, 오디세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오디세이 3D 등 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미국 텍사스 페어몬트 오스틴에서 북미 주요 거래선을 초청해 'eXperience 2025' 행사를 열기도 했다. 회사는 이 자리에서 오디세이 3D, 오디세이 OLED G8, 오디세이 G9 등 신형 게이밍 모니터 라인업을 대거 선보였다.


LG전자는 OLED 기술력을 앞세워 프리미엄 제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는 기존 4K를 넘어 5K2K(5120x2160) 해상도를 지원하는 최초의 OLED 게이밍 모니터 2종을 선보였다. LG전자는 2018년 게이밍 기기 브랜드 '울트라기어'를 론칭한 후 세계 최대 게임 대회인 'e스포츠 월드컵' 등에 공식 모니터를 공급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의 '모니터 전선'이 넓어지는 데 중국 기업들이 영향을 미쳤다는 진단도 나온다. 하이센스, TCL 등이 가격이 저렴한 TV를 쏟아내자 이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이동형 스마트모니터 등 기술력을 끌어올렸다는 논리다.


실제 TCL은 최근 한국 시장에 'A300W 프레임 TV'를 출시하며 삼성·LG전자가 지닌 장점들을 자신들도 갖췄다고 강조했다. 홍보 과정에서 '액자처럼 공간과 완벽하게 어우러져 어떤 인테리어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든다'거나 '이동형 플로어 스탠드를 장착해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사용했다. 가격은 55·65 제품 기준 100만원 초반대에 판매 중이다. 삼성·LG전자 역시 이동형 스마트모니터 신제품 가격을 100만대로 책정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이 더 저렴한 소형부터 OLED 프리미엄 제품까지 삼성·LG전자가 (이동형 모니터) 라인업을 더 늘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