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모델이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진행된 'Unbox & Discover 2025' 행사에서 115형 Q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LG전자가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화질을 개선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기능까지 추가한 제품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저가형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 공세가 워낙 거센 만큼 프리미엄 제품군에 최첨단 '기술 장벽'을 쌓아 대응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날 고성능 LCD TV인 QNED(Qualified Nano Enhanced Display, 나노기반 고색재현 디스플레이)의 2025년형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이달 초 2025년형 TV 신제품 라인업을 공개한 데 맞불을 놓는 차원이다.
LG전자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성능을 강화한 게 2025년형 QNED TV의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색재현율을 높이기 위해 진화한 나노입자 기반 고색재현 기술을 폭넓게 확장·적용한 게 대표적이다. 화면 속 영상을 실제 눈에 보이는 것처럼 사실적인 순색(Pure Color)으로 표현하려는 노력도 기울였다.
LG전자는 프리미엄 LCD TV 라인업을 중소형부터 초대형까지 모두 구축하고 무선 제품 등을 더해 선택지를 다양화했다. 기존 43, 50, 55, 65, 75, 86형에 이어 이번에 100형을 추가했다. 해당 라인업에는 '무선 AV 전송 솔루션'도 확대 적용했다. 최대 4K·144Hz 영상을 손실·지연 없이 무선으로 전송하는 기술이다.
AI 기능도 강화했다. 신제품에는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고객 맞춤형 키워드를 제안하는 'AI 컨시어지',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고객의 발화를 이해하고 의도를 추론해 검색하는 'AI 서치' 등이 적용됐다. 목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계정을 전환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이스 ID'도 제공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지역에 위치한 가전 매장 직원이 고객에게 2025년형 LG QNED TV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디어 행사를 열고 2025년형 프리미엄 LCD 제품 'QLED'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고 선언했다. 회사는 이날 2025년형 네오(Neo) QLED 8K는 2개 시리즈에 3개 사이즈(98·85·75) 5개 모델을 출시했다. Neo QLED는 총 5개 시리즈에 9개 사이즈(115·100·98·85·75·65·55·50·43) 24개 모델을 선보였다. 초대형급인 115형과 100형 모델도 추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에 처음 선보였던 '글레어 프리'(Glare Free) 기술을 QLED 라인업에도 넣어 화질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빛 반사를 줄여 눈부심을 차단해 낮에도 선명한 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게 골자다.
QLED 신제품에 'AI 홈', 'AI 어시스턴트', 'AI 시청 최적화' 등을 장착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를 활용하면 사용자의 생활 패턴과 기기 사용 이력 등을 고려해 '실내 온도가 높으면 에어컨 켜기', '공기 질이 나쁘면 공기청정기 작동' 등 필요한 행동을 TV가 추천해준다. 시청하는 콘텐츠의 자막을 사용자가 원하는 언어로 제공하는 '실시간 번역'도 지원한다.
QLED 신제품 고객들은 기존 '더 프레임'에서만 지원되던 '삼성 아트 스토어'도 경험할 수 있다. 삼성 TV 전용 예술 작품 구독 서비스로 약 70개의 유명 미술관, 박물관 등과 협력해 3000개 이상의 제품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Neo QLED 8K(QNF990) 모델에는 '무선 원 커넥트 박스'도 새롭게 장착됐다.
업계에서는 삼성·LG전자가 LCD TV '프리미엄화'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있다고 해석한다. 소형 및 저가형 시장에서 TCL, 하이센스 등 영향력이 워낙 커진 만큼 고가 모델 분야 점유율 유지를 위해 '기술장벽'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28.3%로 1위, LG전자가 16.1%로 2위를 기록했다. 중국 TCL(12.4%)과 하이센스(10.5%)가 뒤를 이었다.
이 중 2500달러(약 360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이 49.6%로 절반에 육박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지만 TCL·하이센스 점유율은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다만 저가 LCD TV 등은 물량공세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우세를 점한 상태다. 작년 TV 시장 점유율을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TCL·하이센스·샤오미가 31.3%로 삼성·LG전자(28.4%)를 앞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