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트르 피알라 총리가 2025년 5월 7일 기자회견에서 두코바니 원자력 발전소 완공에 대한 정부의 결정을 발표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와 체코 측 간의 두코바니 원전 건설 본계약이 체코 법원의 제동으로 보류된 가운데 체코 정부는 팀코리아의 제시 조건이 최고였기 때문에 입찰과정 및 계약 체결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특히 체코 정부는 한수원이 건설하는 원전으로 매우 저렴한 전기를 공급받을 수 있어 고질적인 높은 요금 문제를 벗어나고자 하고 있다.
9일 체코 정부에 따르면 페트르 피알라 체코 총리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브루노 지방법원이 프랑스 EDF사가 제기한 두코바니 원전 건설 입찰과정에 대한 행정소송에 앞서 본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건에 대해 “한수원(KHNP)은 우리가 추구한 세 가지 목표에서 최고였다"며 “그래서 공급업체로 선정했고, 오늘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피알라 총리는 법원의 제동에도 불구하고 체코전력공사(CEZ)와 한국수력원자력(KHNP) 간의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약을 사전 승인했다.

▲유럽연합(EU)의 2024년 하반기 기준 가정용 전기요금. 체코는 EU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자료=EUROSTAT

▲체코의 전기요금은 유럽연합 내에서도 가장 높은 편이다. 자료=EUROSTAT
피알라 총리는 “체코 정부는 입찰에서 세 가지 목표를 추구했다. 최저 가격의 에너지 생산, 건설 과정에 체코 기업들의 광범위한 참여, 신속하고 안정적인 준공 보장이다. 한수원의 제안은 모든 면에서 최고였다. 그래서 공급업체로 선정됐고, 오늘 계약 체결을 승인했다"며 “정부는 법원의 가처분 명령과 그에 따른 계약 연기를 존중하지만, 법원이 계약 체결을 허가하는 즉시 단 하루도 지연되지 않게 모든 업무를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체코 정부는 한수원이 건설하는 원전에서 매우 저렴한 전기를 공급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고질적인 높은 전기요금에 시달리고 있는 체코로서는 숙원 사업인 것이다.
즈비넥 스타뉴라 재무장관은 “입찰을 통해 체코에 가장 유리한 조건을 확보했다"며 “한수원이 두코바니에 건설할 원전 1기 단가는 2024년 기준 2000억코루나(12조6900억원)로, 이는 전기요금이 메가와트시(MWh)당 90유로 미만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2기의 총 사업비는 4000억코루나(25조3800억원)로 앞서 정부가 제시한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2024년 하반기 기준 유럽연합국별 가정용 전기요금(세금 포함)은 MWh당 유럽연합 평균이 287.2유로이고 체코는 330.2유로 수준이다. 체코의 전기 요금은 독일(394.3유로), 덴마크(376.3유로), 아일랜드(369.9유로), 벨기에(331.3유로)에 이어 유럽연합에서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한수원이 건설하는 원전이 90유로 미만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체코로서는 절대적으로 한수원을 선정할 수밖에 없었고, 놓칠 수도 없는 것이다.
체코 정부는 “이 원전 건설은 체코공화국에 근본적인 경제적, 사회적, 에너지적 혜택을 가져올 것이다.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것 외에도 경제를 크게 회복시키고 체코공화국 전체, 특히 비소치나 지역과 주변 지역의 장기적 번영을 위한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체코 정부는 EDF사가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입찰과정에 전혀 잘못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체코 정부는 “한수원은 까다로운 입찰 과정을 거쳐 선정됐다. 다른 입찰 참여 기업과 비교했을 때, 한수원은 체코공화국과 국민에게 최상의 조건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조건을 준수할 것이라는 가장 강력한 보장도 제공했다. 그래서 정부는 이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체코전력공사(CEZ) 자회사이자 두코바니 원전 발주사인 엘렉트라르나 두코바니II는 브루노 지방법원의 판결에 대해 상고를 제기할 예정이다.
체코 산업통상부는 두코바니 원전 건설에 현지 기업 참여율은 최소 30%이며, 향후 60%까지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30% 현지화율에는 두산에너빌리티의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의 터빈 등 주요 기자재 공급도 포함된다.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건설은 2029년 착공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경우 향후 테멜린 원전 신규 2기 건설에서도 한수원이 우선 협상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