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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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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2025]정치전문가 4인이 본 TV토론…이재명 ‘선방’ 이준석 ‘최악’ 김문수 ‘실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5.28 15:02

정치 전문가 4인 TV 토론회 관전평

‘워스트’ 이준석...이재명 ‘선방’

막판 판세 영향없이 ‘1강·1중·1약’ 굳어질 듯

제21대 대선 후보자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민주노동당 권영국·국민의힘 김문수·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정치 분야 TV토론회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TV토론회가 27일 정치 분야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마지막 토론도 앞선 두 차례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 후보를 겨냥한 네거티브 공방전 속에서 진행됐다.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 “역사에 길이 남을 막장 토론회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8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접촉한 정치 전문가·평론가들은 이번 TV토론회에서 여성 성폭력 묘사 혐오 발언을 쏟아낸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최악의 토론자'로 손꼽았다. 가장 젊은 후보로 나름 지식과 순발력을 자랑했지만 지나친 비방전에 안철수 의원에 이은 두번째 '제3후보 돌풍' 달성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평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경우 '부자 몸조심'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자신의 정책, 공약 등 미래는 언급하지 않은 채 두 시간 내내 이재명 후보의 신상 문제를 반복해서 지적해 점수를 잃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의 경우 참신한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이준석 '젓가락' 발언에 경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토론회 말미에 이 후보가 갑자기 거론한 젓가락 발언을 지적하며 그를 워스트 플레이어로 꼽았다. 대통령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뱉기 적절치 않은 '여성혐오 성격이 짙은 저질스러운 발언'이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방송은 커녕 술자리에서도 함부로 꺼내서는 안될 발언을 전 국민이 지켜보는 대선 후보 TV토론회에서 그런 혐오 발언을 했다"며 “이를 지켜 본 국민들은 후보가 과연 대통령의 자격이 있는지를 따져보기도 전에 후보의 인격 자체에 대해 논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평론가는 “이날 토론 전반부에서 이 후보는 정책은 물론 말이나 표현에 있어서도 자신감있게 잘 풀어냈다"고 평가하면서도 “막판 젓가락 발언으로 모든게 다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앞으로 정치인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될 정도로 결정타를 맞았다"며 이날 토론회 참석 후보들 가운데 가장 낮은 평점을 매겼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도 “경악을 금치 못할 정도로 깜짝 놀랐다. 이런식으로 토론하면 안되는 것"이라며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로 하여금 '이재명'이라는 대답을 이끌어내도록 하는 아주 더티하고 머리좋은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점부터 10점까지 있다면 0.1점을 주고 싶을 정도로 아주 저질스러운 발언이었다"고 혹평했다.




대선 앞두고 마지막 TV토론회 지켜보는 시민들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 정치분야 TV토론회가 열린 27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문수 절박함 안보여...이재명, 상당히 선방"

김문수 후보의 경우 이날 토론 내내 이재명 후보의 신상 문제에 대해서만 집중 공세를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조희대 특검법', '대법관 증원법' 등을 거론하며 “범죄자가 스스로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를 하는 '방탄 독재'는 처음 본다"고 날을 세웠다. 이후 토론 과정에서도 이재명 후보 주변 인사 사망 사건 등을 거론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외교 안보 분야 토론임에도 관련 정책, 공약에 대한 얘기는 거의 없었다. 대통령 유고시 국회의장의 권한대행 제도를 제안하는 권영국 후보를 향해 “변호사라는 사람이 그렇게 헌법을 모르냐"면서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에 대해 “김 후보가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 같다. 1위 후보와 지지율이 비슷한 후보인 것처럼 느껴진다"면서 “추격하려면 적어도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이슈나 메세지를 제시했어야 한다. 개헌 문제라든지 민생 문제라든지, 아니면 단일화 문제라든지 이런 문제에 대해 파격적인 메세지를 절박하게 제시해도 지지율 추격이 가능할까 말까 한 그런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최 원장은 “공격을 당할 만한 소재가 많았고, 십자포화를 당할 수 있는 악재나 이슈들이 많았다"면서도 “당황하지 않고 자신에 대한 협공을 역으로 받아치면서 상당히 선방한 모습"이라고도 평가했다.


◇“판세에 큰 영향 못 미칠 듯"

정다만 치 전문가들은 이번 토론회가 막판 대선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후보가 두드러지게 잘 하지 않았고, 최근 들어 TV토론의 시청률이 계속 하락하는 등 유권자들의 관심도 낮아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후보들이 거대 담론이라든지 아니면 국정비전 내지는 미래 방향성에 대한 굵직한 쟁점을 가지고 토론을 해야 국민들의 선택에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번 토론은 지엽적으로 상대의 흠집을 잡아 주고받는 정쟁적 요소가 가미된 토론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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