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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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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 공급 40년, 성남시 님비사례 속출 예상…“에너지자립별 요금차등제 도입 절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12 14:30

지역난방, 1985년 목동 공급 이래 40년 경과
30년 이상 노후 집단에너지 공동주택 135만세대
이재명 대통령, 에너지 자립률 따른 요금 차등제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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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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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발전본부 현대화사업 조감도.

올해로 지역난방 보급이 시작된지 40년이 되면서 성남시와 같은 낡은 발전소 설비를 신규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이 지자체와 지역주민들로부터 거부 또는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시설을 기피하는 지역주민들을 무조건 이기적으로만 평가할게 아니라, 오히려 주민들이 서로 유치할 수 있도록 혜택을 주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올해로 우리나라에 지역난방이 보급된지 딱 40년이 됐다. 서울에너지공사가 1985년 서울 목동지역 공동주택에 지역난방을 공급한 것이 시작이다. 이후 2023년 기준으로 전국 총 73개 사업자가 378만2000세대의 공동주택에 지역난방을 공급하고 있다. 이는 국내 총 주택수 2207만3000세대 대비 약 17.1%이다.


지역난방은 초기에는 보일러로 물을 데워 공급하는 방식이었지만, 이후 복합화력발전으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해 공급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고, 냉방까지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하면서 '집단에너지'로 불리우고 있다. 집단에너지는 공동주택 보급 확대 속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어 국가적으로 장려하고 있는 에너지 공급 시스템이다.


30년 이상된 노후 집단에너지 공동주택 공급지역. 자료=2024 집단에너지사업 편람

30년 이상된 노후 집단에너지 공동주택 공급지역. 자료=2024 집단에너지사업 편람

하지만 집단에너지는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현대화사업 시기가 도래하면서 치명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집단에너지 시설 자체가 지역주민들로부터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현대화사업에 대한 거부감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의 한국남동발전 분당발전본부의 현대화사업 인허가 지연이 대표적이다. 남동발전은 분당발전 설비가 설계수명 30년을 맞게 됨으로써 2033년까지 최신 설비로 교체하는 현대화사업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중앙정부의 계획으로 확정되면서 성남시의 인허가만 받으면 되는데, 성남시가 일부 지역주민의 반대를 이유로 계속 지연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주민들의 요구는 △불법 증축으로 인한 과태료(세대당 약 2000만~4000만원)를 남동발전이 대신 납부해 줄 것 △지난 30년간 발전소 운영에 대한 피해보상 요구 △전기 및 가스 요금 면제 등으로 알려졌다. 과태료 대납은 공공기관인 남동발전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요구사안에 포함되고 있다.


30년 이상의 노후 집단에너지 시설이 늘어남에 따라 성남시 같은 현대화사업에 대한 님비현상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 집단에너지사업 편람에 따르면 전국에 30년 이상된 노후 집단에너지 시설은 △서울 목동 1985년 11월(6만370세대) △서울 노원 1994년 12월(13만453세대) △경기 분당 1991년 9월(13만746세대) △경기 고양 1992년 8월(20만3987세대) △경기 용인 1994년 12월(19만7214세대) △경기 수원 1995년 10월(17만3467세대) △경기 안양 1992년 9월(19만707세대) △경기 부천 1992년 11월(2만1048세대) △부산 해운대 1996년 5월(4만4753세대) △부산 수서 1991년 7월(21만5438세대) △대구 1994년 4월(10만9664세대) 등이다. 총 147만7847세대로 집단에너지를 공급받는 공동주택 총 세대의 39%나 된다.


산업단지 중에는 △1989년 5월(반월국가공단) △1992년 6월(구미국가산단) △1991년 8월(부산패션칼라산단) △1993년 8월(온산국가산단) △1982년 6월(울산미포국가산단) △1995년 5월(울산미포국가산단) △1987년 1월(대구염색공단) △1972년 7월(울산석유화학공단) △1990년 7월(여수국가산단) △1979년 3월(여천석유화학공단) △1988년 3월(SK멀티유틸리티울산공장인근) 등이다.


에너지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에너지 자립율에 따라 요금에 혜택과 부담을 주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는 전국 동일한 요금이 적용되고 있다.


일례로 에너지경제연구원 '2024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지역별 전력자립도는 경북 215.6%, 충남 213.6%, 강원 212.9% 지역이 가장 높고, 대전 3.1%, 광주 9.3%, 서울 10.4% 지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지역은 전남 197.9%, 인천 186.3%, 부산 174%, 경남 123%, 세종 99.4%, 울산 94.4%, 제주 78.2%, 전북 71.7%, 경기 62.5%, 대구 13.1%, 충북 10.8%이다. 자립도가 가장 높은 경북과 가장 낮은 충북의 차이는 204.8%포인트나 나지만 두 지역의 요금 차이는 없다.


에너지 자립별 요금 차등제는 이재명 대통령도 동의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전 5월 16일 군산 유세에서 “서울과 영광의 전기요금이 같다. (에너지 자립률이 높은) 지방은 싸게, 소비지는 송전비를 붙여서 더 비싸게 해야 한다"며 “앞으로 전기요금은 올려야 한다. 지금도 비싸다고 느낄 수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올릴 때 지방은 덜 올리던지 그냥 유지하던지 해서 (자립률이 낮은 지역과) 에너지요금 차이, 규제 차이, 세금 차이 만들면 지방에 희망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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