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선거운동 시기인 지난 5월12일 경기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 음악분수중앙광장 유세장에서 '세계1위 반도체 강국 도약!'이라고 쓴 반도체 웨이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치권과 재계가 하반기 경기 반등 단초를 마련하기 위해 '팀 코리아'의 원팀 플레이 호흡 맞추기에 들어갔다.
이재명 정부의 경제성장 기조에 부응해 정부와 여당 주도의 국회가 기업 지원 정책을 마련하거나 규제 완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가운데 재계도 '통큰 투자' 결정으로 화답하면서 경제 활성화 민관 팀워크를 과시하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전날 17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조2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내 기업의 대규모 자금집행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투자 결정은 대기업의 리쇼어링(국내 복귀)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 광저우 액정표시장치(LCD) 공장을 매각한 대금을 국내 파주 생산시설에 투입할 예정이다.
SK그룹은 울산에 조단위급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100메가와트(㎿) 규모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 구축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국내 최초·최대 수준 인프라로 그래픽처리장치(GPU)만 약 6만장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도 조만간 국내 투자 로드맵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주요 경영진들이 16~18일 사흘간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하반기 사업 전략을 모색하면서 구체적인 투자 내용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재계 총수 간 간담회에서 “AI,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고 언급해 투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재계가 '투자 보따리'를 본격적으로 푸는 것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5대그룹 총수와 만난 자리에서 “경제의 핵심은 기업"이라며 친기업 메시지를 여럿 내놨다. 또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며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최근 주요7개국(G7) 회의에 참석해 해외 주요국 정상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한국 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LG디스플레이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LG그룹의 리쇼어링 결정도 정부 지원책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외 사업장을 정리하고 국내로 복귀한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고시를 지난해 개정했다.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는 최대 500억원 가량 보조금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내로 들여오는 '자본 리쇼어링' 관련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을 내세웠다는 점도 재계 이목을 끄는 요소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반도체를 지키는 것은 우리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며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정재계 '팀 코리아' 움직임 내용
국회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기업을 지원하는 법안들이 속속 논의되고 있다.
정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운송수단의 연구개발(R&D) 투자 시 최대 30%까지 법인세를 공제해주는 게 골자다. 중국의 저가공세, 미국의 자율주행 독주 등 글로벌 경영 환경을 염두에 둔 법안 추진으로 해석된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이 12일 대표발의한 '자율주행 모빌리티 산업생태계 활성화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도 국회 상임위원회 심의를 받고 있다. 관련 사업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자율주행모빌리티진흥원' 설립 등을 골자로 한다.
주철현 의원은 11일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들고 나왔다.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사업재편을 촉진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게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