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더 아름다운 결혼식 확대 지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서울시가 결혼을 준비하는 청년층을 위해 공공예식장을 대폭 늘린다. 남산 뷰 카페와 한강 선착장 루프탑, 전통 한옥 공간 등 40곳을 추가 조성해 오는 2026년까지 총 65곳의 공공예식장을 운영한다. 스드메(스튜디오촬영·드레스·메이크업) 비용과 건강검진비, 연출비 등 최대 600만 원 규모의 실질 지원도 포함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9일 시청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좋은 예식장을 구하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눈치 보지 않고 결혼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먼저 바뀌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 '더 아름다운 결혼식 시즌2' 계획을 통해 공공예식장 운영 공간을 현재 25곳에서 65곳으로 확대한다. 실내형 공공예식장은 남산 자락의 카페 '더힐스 남산', 도심 고층의 '서소문 시티스퀘어 마루', 공연장, 복지시설, 공공기관 대강당 등을 활용해 구성된다. 9월부터는 리모델링을 마친 공간들이 순차적으로 개장해 주말 전용 결혼식장으로 운영된다.
실외형 공간은 서울수상레포츠센터 루프탑, 한강 선착장 5곳(망원·여의도·뚝섬·압구정·잠실), 서울숲·서울식물원·도심 공원, 전통 한옥 공간 등이 포함된다. 특히 백인제가옥과 남산 호현당, 성북예향재 등은 전통혼례가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번 정책은 최근 결혼을 둘러싼 경제적·문화적 장벽을 낮추기 위한 시도다. 김성수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요즘 결혼은 단순히 식을 치르는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경제적 선택의 결과"라며 “작고 의미 있는 결혼식을 원하는 예비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공공예식장을 이용하는 커플에게는 최대 600만 원 규모의 지원이 제공된다. 스드메 비용 최대 100만 원, 건강검진비 100만 원, 공간 연출비 300만 원 외에도 살림·육아용품 교환 쿠폰, 한복 맞춤지원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서울시는 이 중 일부 항목은 민간 기업과 협업해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예비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을 약 1600만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 실장은 “공공예식장을 활용할 경우 최대 600만 원 절감이 가능하다"며 “호텔 예식장에 비할 순 없지만, 실속과 품격을 동시에 갖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예식 문화의 양극화 문제도 함께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일부 민간 예식장은 수년 치 예약이 마감된 반면, 덜 알려진 예식장은 활용률이 낮아 '장소 간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오 시장은 “결혼은 어느새 사치가 됐다는 말까지 들린다. 서울이 먼저 바뀌어야 할 때"라며 “단지 저렴해서가 아니라, 진심이 담긴 결혼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공예식장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이용 건수는 2022년 23건에서 2023년 106건으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상반기에만 200건을 넘어섰다. 서울시는 자치구, SH공사, 지역 대학 등과 협력해 접근성 높은 공간을 지속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또 시민이 직접 제안한 장소를 공공예식장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공모도 함께 추진된다.
'더 아름다운 결혼식' 신청은 전용 누리집(wedding.seoulwomen.or.kr) 또는 상담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예약은 6개월~1년 전부터 가능하며, 일부 공간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오픈된다.
서울시는 오는 9~10월 '공공예식장 토크 콘서트'와 함께 시민 인식 개선 캠페인,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지 않고 선택할 수 있는 도시, 서울이 그 출발점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