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송두리

dsk@ekn.kr

송두리기자 기사모음




은행 ‘대출 조이기’…집값 과열 ‘브레이크’ 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23 16:33

신한銀 7월 수도권 대출모집인 주담대 중단
분기별 관리 강화 차원 한시적 취급 제한

농협·SC제일은행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
“새 정부 출범에 대출↑…주택 공급 대책 필요”

은행

▲서울 시내에 설치된 주요 은행들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다음 달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을 앞두고 가계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하와 정권 교체에 따른 부동산 상승 심리가 맞물리면서, 은행의 대출 규제가 실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7월에 수도권에서 실행되는 대출모집인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급증하자 분기별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영업점과 비대면 접수는 그대로 진행하며 지방의 대출 취급에도 변화가 없다. 8월 실행분에 대해서도 대출 접수를 받고 있으며, 7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취급을 제한한다.


앞서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지난 18일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 조건을 강화했고, 24일부터는 갈아타기 수요(대환대출)를 막기로 했다. SC제일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기존 최장 50년에서 최장 30년으로 줄여 대출 한도를 축소시켰다.


이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6조원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752조7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대비 3조9937억원 늘어난 것으로, 하루 평균 2102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루에 3105억원이 확대된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지금의 흐름이 지속되면 이달 말까지 가계대출은 6조3000억원 정도가 늘어날 전망이다.


단 은행들의 자체적인 대출 규제만으로 지금의 '불장' 분위기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반응도 나온다. 금리 인하 흐름에 정권 교체 기대감에 따른 집값 상승 심리가 겹쳐 대출을 조인다고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가 강한 규제를 내놓을 것이라 예상되는 시기에 집값은 더 폭등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아직 이재명 정부에서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지 않은 상황에서도 집값이 오르는 것을 보면, 향후 정책이 발표됐을 때 부동산 시장은 더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1건당 실행 금액이 과거보다 몇 배는 더 커졌다"며 “대출 건수가 줄어도 가계대출을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주택 공급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올해 내내 지금의 분위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작년과 같이 은행이 대출 한도 등을 대폭 줄이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면 대출 관리가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는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작년이 올해보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더 컸으나 은행들이 한도 축소 등 강력한 규제를 내놓으며 연말에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 됐다"며 “올해도 단계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면 대출 관리는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의 자율 규제로 대출 한도 축소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단기간 가격이 과열된 강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부동산 거래와 가격 조정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전반적으로 급감한 매물, 서울 분양시장의 낮은 공급진도율, 서울 준공 물량 감소 등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 중장기적으로 서울 대표 지역들의 매매가격을 하향 조정 수준까지 끌어내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