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 제출과 관련해 첫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30조 5천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관련해 “경제위기에 정부가 손을 놓고 긴축만을 고집하는 건 무책임한 방관이자, 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일"이라며 “경기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추경 관련 시정연설에서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격언을 소개한 뒤 “지금이 바로 그 타이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취임 약 3주만이다.
이 대통령은 추경안을 시급하게 편성한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출 회복이 더딘 가운데, 내수마저 꺼지고 있다"며 “고물가·고금리·고환율에 경제성장률은 4분기 연속 0%대에 머물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중산층의 소비 여력은 줄어들고, 자영업자의 빚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할 해법으로 재정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분기 정부소비, 민간소비, 설비투자, 건설투자가 모두 역성장했다"며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 소비진작 예산 11조 3000억…내수 회복에 방점
이 대통령은 이번 추가경정예산안이 소비 진작과 투자 촉진에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심각한 내수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진작 예산 11조3000억원을 담았다"며 “약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편성해 소비여력을 보강하고, 내수시장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투자 촉진과 관련해서는 건설경기 부양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건설 부문은 내수의 약 15%를 차지한다. 그는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촉진 예산 3조9000억원을 편성했다"며 “철도·도로·항만 등 집행가능한 SOC에 조기 투자하고, 침체된 부동산 PF 시장에 총 5조4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건설 경기를 살리기 위한 예산을 담았다"고 했다.
또한 민생 안정 분야에는 5조 원이 배정됐다. 정부는 상환 능력이 없는 취약차주 113만명을 대상으로 장기 연체채권을 소각하고,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의 채무를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구직급여·국민취업지원제도 확대 등에도 1조 6천억원이 투입된다.
이와 함께 세수 부족에 대비해 10조3000억원 규모의 세입 경정 조치도 추경안에 포함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마친 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추경안에 못 담은 내용 있다면 주저 말고 의견 달라"
이날 이 대통령은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우상호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조국혁신당 의원들 사이를 돌며 일일이 인사를 나눈 뒤 자리에 착석했다. 연설을 마친 뒤에는 단상 아래로 내려와 나경원, 추경호, 권성동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눴고, 일부 의원들과는 귓속말을 주고받으며 소통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이날 원고에 없던 발언으로 “추경안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다면 예산 심의 과정에서 주저 없이 의견을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