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두산에너빌리티, 그룹 상승분 대부분 차지
초고압 변압기·원전 기자재 등 글로벌 인프라 투자 수혜
![지난 24일 현재 시가총액 증가율이 20%대인 그룹사 현황. [출처=한국거래소]](http://www.ekn.kr/mnt/file_m/202507/news-t.v1.20250726.681f87ba5b4b4d8bb84ada1cf6677e86_P1.png)
이재명 정부 출범 50일 동안 코스피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약 140조원 증가한 가운데, 효성과 두산 그룹이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현재 시가총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그룹은 효성으로 새정부 출범날인 지난달 4일 대비 45.24% 증가했다. 이어 두산 그룹이 증가율 2위를 기록, 36.6% 늘었다.
이어 포스코, 카카오, 코오롱, LG, 네이버, DB, SK, 한국앤컴퍼니, 호반 건설이 2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세아, 한화 등 나머지 그룹은 1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지난 24일 현재 증가율 1~2위인 효성과 두산그룹의 시가총액은 77조5000억원으로, 지난달 4일 56조원 대비 21조원 늘어난 규모다.
양 그룹의 시가총액이 급증한 이유는 에너지·전력 인프라 및 중공업 계열사의 기여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효성의 경우 효성중공업의 시가총액이 4조4000억원이 늘어 계열사 중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두산은 두산에너빌리티 시총이 14조원 증가하며 그룹에 지대한 영향을 줬다.
효성중공업 주가는 지난 24일 장중 114만원을 넘어서며 '황제주'에 등극했다. 최근 두 달 반 동안 효성중공업 주가는 100% 넘게 뛰었다. 중공업 부문에서 전력기기 이익 비중이 커진 데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기기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최대 120만원대까지 제시하고 있다. 실제 지난 22일 한국투자증권은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127만원으로 기존 대비 95.38% 상향 조정했다. 이는 미국향 초고압 변압기 수출 증가로 이익 개선이 지속된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효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122만원으로 제시했다. 조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기준 수주잔고 내 미국이나 유럽 등 고마진 지역 비중이 높아 수익성 높은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며 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공업 부문 실적도 지난해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누적된 고마진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매출화가 확대돼 영업이익률(OPM) 기준 구조적 개선이 더 가팔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산 그룹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 시총이 14조5000억원 올라 그룹 시총 상승(16조7000억원)분의 대다수를 견인했다.
올초 국내 증권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상승 여력을 만들 매력적인 요인이 상당하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지난해 실적은 크게 하락했지만, 올해부터 수익성이 두드러지게 개선될 것이란 분석이었다.
이에 지난 2월 신한·NH투자·메리츠·대신·하나증권 등 6개 증권사가 두산에너빌리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최근에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며 잇달아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최근 두산에너빌리티의 급격한 주가 상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원전 확대 정책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원전 부흥 정책과 미국 내 대규모 원전 신·증설 계획이 두산에너빌리티의 미래 실적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를 키우며 주가 고공행진의 핵심 동력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2030년부터 대형 원전 10기 신규 건설을 시작해 2050년까지 미국 내 원전 규모를 4배로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소형모듈원전(SMR) 인허가 기간 단축, 우라늄 공급망 강화, 연방정부 토지 내 원전 건립 추진 등 원자력 산업 전반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내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대형 원전과 SMR 주요 기자재 공급 분야의 글로벌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신규 원전 발주와 SMR 시장이 확대되면, 두산에너빌리티의 매출과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부터 두산에너빌리티의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대 그룹사별 시가초액 규모 비교. / 일러스트=최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