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무역 관세 협상이 타결된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돼 있다.
한국에 대한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가 일본, 유럽연합(EU)처럼 15%로 인하되는 쪽으로 한미 무역협상이 타결됐지만 코스피 지수는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이날 오후 12시 25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0.36% 하락한 3242.49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0.65% 오른 3275.78로 출발해 3288.26(1.04%)으로 순간 급등했다가 하락 전환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이 5240억원 순매도하고 있으며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138억원, 1342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1.79%)가 장 초반 대비 낙폭을 키우고 있으며, 현대차(-4.48%), 기아(-6.61%) 등 자동차주도 하락폭을 늘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2.04%), 삼성바이오로직스(-2.37%), KB금융(-1.95%), 셀트리온(-0.83%), 네이버(-0.21%), 신한지주(-1.6%) 등 시총 상위 종목들도 대체적으로 하락세다.
반면 SK하이닉스(2.85%), 한화에어로스페이스(1.84%), HD현대중공업(7.86%), 두산에너빌리티(0.16%), 한화오션(14.14%) 등은 오름세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0.06% 내린 803.19다. 지수는 전장보다 0.32% 오른 806.21로 출발했지만 하락 전환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전면적이고 완전한 무역협정에 합의했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15%로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카틀린 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노트를 내고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되면서 한국에 대한 관세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한국은 특히 자동차 분야에서 수출 경쟁국들과 동등한 위치에 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이는 배경엔 한국의 관세가 15%로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미리 반영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KB증권의 피터 김은 “이번 합의는 기대치에 부합하며 시장에선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었다"며 “아마도 투자자들은 일본보다 더 좋은 조건을 받지 못한 것에 실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의 숀 오 트레이더는 “일본이 미국과 15% 관세 협상을 타결하자 한국 또한 15% 관세가 반영됐다"며 “오늘 흐름은 차익실현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관세 소식은 증시에 긍정적이기 때문에 저가 매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달러 대비 한국 원화 환율 흐름도 큰 변동이 없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4% 오른 달러당 1393.4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선 한국에 대한 장기적인 리스크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권효성, 아담 파라르 등은 “이번 합의는 한국 수출업체와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안도감을 가져다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인 경제적 및 전략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