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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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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韓 증시, 랠리 후폭풍…숨 고르기 들어가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31 10:21

시장 과열 해소·실적 부진에 조정 압력↑

관세 '불확실성' 제거해도 수출 부진 여전

실적 장세 시즌 도래...상장사 2Q 실적 암울

코스피 최근 3개월 변동 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코스피 최근 3개월 변동 추이. [사진=한국거래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두 달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가 8월에는 단기 과열에 따른 조정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단기간 급등으로 인한 주가 부담에 더해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 하반기 수출 시장 불안 등 대외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3254.47에 장을 마감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 6월4일 종가 2770.84 대비 17% 급등한 수준이며, 2021년 8월9일(3260.42) 이후 약 4년 만의 최고치다.


이날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했다. 외국인은 5783억원, 기관은 3307억원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전반적으로 강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른 속도로 반등하며 연중 최고치를 연달아 갈아치웠다. 6월 한 달 동안 13.9% 급등하며 3000포인트를 돌파했고, 6월 만큼의 급격한 반등은 아니지만 7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8월에는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국내 증권가에서 제기된다. 증권사 연구원들은 “8월 국내 증시는 숨 고르기 구간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연구원들은 6~7월 급등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부담을 코스피 상단을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배구조 개편 및 주주환원 확대 흐름으로 지수 하단은 과거보다 견고하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국면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주가가 너무 빨리 오른 만큼 단기적으로 주가가 쉬어가거나 약세를 보이며 시장에 나온 매도 물량을 소화하는 기간이 올 것이라는 의미다.


대신증권은 국내 증시 상승 추세의 동력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단기 등락이 불가피 하다고 내다봤다. 대신증권은 특히 시장에 영향을 줄 변수로 관세 협상이 대기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 추세의 기본 동력은 유지되고 있지만 단기 과열 해소와 매물 소화 과정은 피하기 어렵다"며 “전략 측면에서 코스피 3100선 이상에서는 추격 매수를 자제하고, 3000선 초반부터 2900선대까지 조정을 활용해 점진적으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관세 불확실성 제거에도 하반기 수출 둔화 '불안'

전날까지 시장에서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 꼽힌 요인은 미국발 상호관세였다. 8월 1일 상호관세 발효 시한 종료를 하루 앞두고 한·미 무역 합의가 체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3500억 달러(약 487조 원)를 투자하는 등의 조건으로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다.


일본과 유럽연합(EU)과 동일한 15% 관세 적용은 한국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요인을 제거한 것이어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자동차 관세 인하와 향후 전략 품목인 반도체·의약품에서도 다른 나라와 동등한 대우를 받기로 한 것은 긍정적인 변화로 꼽힌다. 이에 따라 하반기 자동차 수출 감소폭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하반기 수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 자동차 외 품목에는 기본 관세율 10%에 5%포인트의 추가 관세가 부과되는 만큼, 전체적인 수출 흐름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실제 관세 협상 타결에도 이날 국내 증시는 뚜렷한 투자심리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코스피는 이날(31일) 전장보다 0.65% 오른 3275.78에 출발했지만, 기관 매도세가 유입되며 상승폭이 축소됐다. 코스닥지수 역시 장중 등락을 거듭하며 800선 부근에서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증권은 8월의 경우 △기업 실적 발표 △미국 연준(Fed) 정책 공백 △관세 부과 이슈 등으로 코스피 지수 조정 가능성이 높은 시기라고 봤다. 지수 추가 상승 시 '무엇을 기반으로 할 것인가'에 따른 시나리오 전략을 준비해 둘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국내 증시는 공통적으로 관세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없었던 관세가 부과될 경우 물가 상승과 기업 수익성 악화 우려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2Q 컨센서스 밑돈 상장사 70곳 육박...“시장 쉴 때 비중 늘려라"

지난 28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 68곳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약 7% 밑돌았다. [출처=한화투자증권]

▲지난 28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 68곳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약 7% 밑돌았다. [출처=한화투자증권]

상장사들의 2분기 실적 부진도 8월 증시 조정 가능성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8일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코스피 기업 68곳의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추정치)를 약 7% 밑돌았다.


특히 지수 기여도가 높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으로 꼽혔다. 대형주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보다 7.3% 낮았고, 중소형주의 영업이익도 2%가량 부진했다. 평균 원·달러 환율이 1분기 1452원에서 2분기 1399원으로 50원 이상 하락한 점 역시 원가 부담을 키우며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3200포인트까지 오르면서 투자 난이도가 높아졌다"며 “6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유동성과 세제 개편 모멘텀이 주가를 끌어올렸지만 지금은 실적과 가격 부담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8월 중순 2분기 실적시즌이 마무리되고 시장이 쉬어갈 때 주식 비중을 늘리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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