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장하은

lamen910@ekn.kr

장하은기자 기사모음




SK이노, 구조조정 대수술…주가 회복 ‘키’는 배터리 수익성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1 10:45

자회사 합병·자본 확충 계획에 시장 냉담

“구조조정 긍정, SK온 실적 회복이 관건"

SK온, 원가상승·고정비 증가로 적자 ↑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후 예상지분율. 지난 3월말 기준에서 각 사 발행예정 주식수를 합산해 산출. [사진=한국기업평가]

▲SK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이후 예상지분율. 지난 3월말 기준에서 각 사 발행예정 주식수를 합산해 산출한 지분도. [사진=한국기업평가]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자회사 SK온과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를 합병하고, 8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 계획까지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증권가는 구조조정 방향성은 긍정적이지만, 핵심 자회사 SK온의 실적 정상화 없이는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 삼성증권, iM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구조조정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거나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주가 반등은 SK온의 배터리 실적 정상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SK온과 SK엔무브의 합병안을 공식 결의했다. 이번 합병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와 윤활유 사업부를 통합, 재무구조 안정화와 기업 가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석이다.


합병은 SK온이 SK엔무브를 흡수하는 방식이며, 합병 비율은 1대 1.6616742로 책정됐다. 신주 6646만6968주가 발행되고, 합병법인은 올 11월 1일 공식 출범 예정이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은 유상증자(2조원), 영구채 발행(0.7조원), 자산 매각(3.5조원) 등을 아우른 총 8조원 규모 자본 확충 계획도 발표했다. 이 자금은 주로 합병 비용과 단기 유동성 확보, 재무구조 안정화 등에 투입된다.


증권가는 이번 구조조정 효과에 냉랭한 시선을 보낸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SK온의 만성적자 구조가 이어질 경우 합병 및 유동성 확보가 본질적 변화를 담보하지는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M증권은 SK온의 진정한 회생은 수익성 개선 여부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정유진 iM증권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이 모든 것은 사실상 수익성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SK온을 살리기 위함"이라며 “SK그룹 내에서 특히 알짜였던 E&S 합병에 이어 SKTI, 엔텀, 이젠 엔무브까지 온에 흡수시킴으로써 자금줄 역할을 맡기는 것보다는 배터리 자체의 수익성 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평가했다.


iM증권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 축소는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배터리 부문 실적 부진과 유상증자에 따른 발행주식수 증가로 오히려 적정가치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에는 정유·E&S 부문의 실적 반등이 기대되지만, 배터리 사업은 미국 관세 부담과 보조금 축소 등으로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13만원에서 12만원으로 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전통 에너지 부문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배터리 사업인 SK온은 영업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관세 인상과 원가 상승, 구매 세액공제 축소, 신규 켄터키 1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적자 폭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에 KB증권은 SK이노베이션에 대해 투자의견 'Buy'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12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송윤주 KB증권 연구원은 “SK온의 2분기 실적이 미국 현대차 납품 증가로 적자 폭은 상당히 개선됐으나, 기대했던 손익분기점(BEP) 달성에는 실패했다"며 “3분기부터는 관세 부담, 원가 인상, 구매 세액공제 철회,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증가로 적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KB증권은 SK온이 3분기에 2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도 SK온이 3분기에 1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전분기 높은 가동률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증가로 SKBA 가동률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부품에 대한 상호관세 부과 등 영향으로 원가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 감안 시, 수직계열화를 갖추지 못한 SK온을 위한 캐시카우 붙이기의 실효성은 여전히 의문"이라며 “자본구조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 의지는 긍정적이나, 결국 주가의 상승 여력은 BOSK의 가동률 정상화와 실적 기여 여부를 확인한 이후에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