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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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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전장사업 최고실적 ‘형보다 나은 아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03 14:17

삼성 하만·LG IVI 고공행진…부진 TV 대신 ‘실적 견인차’
하만, 디지털콕핏·차량오디오 호조…가전·TV 추월 예상
LG VS사업, SDV 수요 증가로 매출·영업익 신기록 경신

삼성전자 모델이 올 초 열린 CES 2025에서 하만 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올 초 열린 CES 2025에서 하만 전장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장(자동차 전기·전자장비)' 사업이 두 회사의 침체된 생활가전·TV 부문을 대신해 상반기 실적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오디오 등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꾸준한 매출및 수익 확장세를 보여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올 2분기 매출 3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각각 5%, 56% 늘어난 성과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도 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TV(VD)·생활가전(DA) 사업부 합산 영업이익(5000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만이 사상 처음으로 TV·가전 부문을 제치고 실적 선봉에 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하만은 메르세데스-벤츠, BMW, GM,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와 B2B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콕핏(디지털화한 자동화 운전 공간)과 차량용 오디오 분야에서 판매 증가가 실적 호조로 연결됐다는 분석이다.


JBL, 하만카돈, 바워스 앤 윌킨스(B&W), 뱅앤올룹슨 등 고급 오디오 브랜드를 보유한 하만은 관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지난 5월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마저 인수해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추가로 꿰차면서 자동차 오디오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LG전자의 전장사업도 고속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올 들어 매분기마다 역대최고 실적을 갈아치우며, 부진한 TV 부문을 대신해 실적을 떠받치고 있다.


LG전자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2조8494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나란히 5.8%, 52.4% 증가했다. 1분기에 이어 다시 분기 기준 매출·영업익 모두 신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LG전자 TV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는 2분기 1917억원 영업손실을 보이며 적자 전환한 가운데 전장사업의 호조가 LG전자 전체 실적에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성 기여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인포테인먼트는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과 오락거리를 일컫는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시대를 맞아 갈수록 시장수요가 커지는 추세다.


SDV는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를 의미한다. 하드웨어적인 측면을 부각하던 과거와 달리 소프트웨어 기술 발전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며 모빌리티 산업 곳곳이 SDV로 변화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빌리티 업계는 SDV라는 키워드를 통해 차량 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CMU 솔루션이 차량의 각 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제어·구동하고 있는 이미지.

▲CMU 솔루션이 차량의 각 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제어·구동하고 있는 이미지.

LG전자는 최적의 SDV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완성차 기업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5월 글로벌 반도체기업 미디어텍과 손잡고 차량용 IVI 시스템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공개한 것이 대표사례로 꼽힌다. 이는 미디어텍의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디멘시티 오토 플랫폼'에 구글과 LG가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의 '동시 다중 사용자(CMU)' 기술을 결합한 형태다. 하나의 운영체제로 차량 내 여러 디스플레이를 통합 구동할 수 있는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을 크게 향상시킨다.


또한, LG전자는 퀄컴과 함께 IVI와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통합 제어할 수 있는 'xDC' 플랫폼도 선보이며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


당분간 미국발 관세 등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과 소비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삼성과 LG가 가전 및 TV 중심에서 벗어나 전장사업을 신성장 동력축으로 더욱 키워나갈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두 회사도 주요 고객사와 협력 강화, 프리미엄 제품군 확대에 나서 전장사업 주도권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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