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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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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2Q] 한투증권, 반기 ‘1조 클럽’ 입성…트레이딩이 끌었고 IMA만 남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8.24 09:51

자산운용 비중 확대·IB ‘선택과 집중’
발행어음 적극 운용, 하반기 관전포인트는 IMA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1조원을 넘겼다. 최근 3년간 자본 기반의 사업 부문 확장이 두드러지며 자산운용 부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이미 발행어음 한도를 대부분 채운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인가에 따라 사업 범위를 더 넓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반기 1조 클럽 달성한 한국투자증권…운용·IB 실적 견인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이익과 반기순이익은 각각 1조1479억원, 1조252억원이다. 1년 전에 견줘 영업이익은 48.1%, 반기순이익은 44.2% 증가했다. 국내 증권사가 반기 기준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선 건 한국투자증권이 처음이다.


올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의 매출액(영업수익)은 10조97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영업 부문별 비중을 보면, 자산운용(Trading) 부문이 4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22년 19.38%에서 매년 큰 폭으로 자산운용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투자증권 영업부문별 매출 비중 변화

▲한국투자증권 영업부문별 매출 비중 변화

자산운용은 증권사가 직접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을 운용해 이익을 얻는 부문이다. 올 상반기에는 금리 인하에 따른 채권 평가이익 확대, 원화 강세에 따른 외화채 수익, 증시 활황으로 인한 주식 가치 상승 등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채권 운용 약 1800억원, 발행어음 650억원, 환율 하락에 따른 외화채 관련 손익 600억원 등 양호한 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큰 이익을 얻었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의 강점인 투자은행(IB) 부문은 16.5%로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은 IPO 7건을 대표 주관하고, 공모증자 4건에 참여했다. DCM 부문에서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발행 주관을 맡으며 회사채 발행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다만 향후 '가성비'가 나오지 않는 IPO는 줄이고 실질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PI(자기자본투자)나 구조화 금융으로 무게 중심을 옮길 방침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중복상장에 대한 부정적 시각과 까다로워진 특례상장 요건 등을 감안할 때 IPO 시장 성장에 제약이 예상된다"며 “반면 인수금융 분야는 당분간 IB부문의 캐시카우 역할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상속세 이슈와 관련 기업 매물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보여 이 과정에서 증권사들이 인수 금융이나 구조화 금융 업무를 지원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행어음이 만든 격차…한투 '풀가동'·미래에셋 '보수 운용'

금융투자업계에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증권사 대형화 기조에 따라 많은 자본을 갖춘 증권사가 더 많은 이익을 벌어들이는 구조가 고착화하고 있다고 본다. 최근 투자은행(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둔화되면서 증권사는 레버리지를 활용한 자기자본 투자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발행어음이 있다.


주요 증권사의 발행어음 평균잔액 추이

▲주요 증권사의 발행어음 평균잔액 추이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1년 이내 단기어음이다. 일반적으로 발행어음은 은행 예금보다 높은 금리를 주고, 단기 자금을 다양한 형태로 운용할 수 있어서 투자자에게 인기가 좋다.


증권사 입장에선 운용 역량에 따라 수천억원 수익 차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먹거리다. 발행어음 사업자는 자기자본의 최대 두 배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과 함께 국내 증권사 최초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시장을 선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두 배 한도를 대부분 채워 발행어음을 운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투자증권 별도 기준 자본은 10조5215억원이다. 같은 기간 발행어음 평균 잔액은 17조2290억원이다.


증권사 '투톱'인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보수적으로 운용한다.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 별도 기준 자본은 10조2638억원이다. 같은 기간 발행어음 평균 잔액은 7조8601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과 자본 규모는 비슷하지만, 발행어음 잔액은 10조원 가량 차이 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격적인 IB 투자를 단행하는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발행어음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고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한국판 골드만삭스' 자리 꿰차나

금융당국은 올해 하반기 중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IMA는 금융당국이 '한국판 골드만삭스'를 키우겠다며 도입한 제도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투사는 고객 자금을 운용하고 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IMA 업무를 할 수 있다. 2017년에 도입됐지만 아직 IMA 사업을 인가받은 증권사는 없다.


IMA는 은행 예금처럼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약정 수익률이 아닌 실제 운용 성과에 따라 수익이 달라지는 상품이라 발행어음과 차별화된다.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을 보유한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이 IMA 신규 사업자를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보다 IMA 진출 수요가 더 클 것으로 본다. IMA 인가를 받으면 발행어음 한도가 300%로 높아지는데,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자기자본의 2배 한도를 대부분 채웠기 때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의 하반기 방향성에 관해 “가장 강력한 신규 라이선스는 발행어음과 IMA"라며 “발행어음은 추가 사업자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신청사가 3사에 불과한 IMA가 결론 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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